[기고] 갑상선 고주파의 현재와 미래

2021. 1. 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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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파 치료술은 10만Hz 가량의 교류전류로 분자간의 마찰을 일으켜 발생한 열에너지로 병소를 치료하는 방식으로 오랜 기간 다양한 의학적 용도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체 조직이 40도 부근에서는 혈류 순환 촉진으로 치유나 회복 작용이 일어나지만 70도 이상에서는 괴사가 일어나는 원리를 이용하여 종양 또는 암에 대하여 수술 대신 쓰이는 경우도 많은데, 가장 대표적인 예로 간암, 신장암, 폐암 등이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 암 발생양상이 서구적인 패턴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급증한 암이 바로 갑상선 암입니다. 여러 종류의 갑상선 암이 있지만 그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진행이 느리고 원격전이가 적어 치명적인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비록 암이지만 검진이나 치료에 대한 이견이 분분해 왔습니다. 하지만 갑상선 외과전문의로서 갑상선 암을 다루면서 많은 환자를 봐온 필자의 입장에서는 일단 암이 발견되었을 경우에는 가급적 서둘러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며, 목 주변 증상이나 가족력 등이 있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전체 갑상선 암중 5%가량 차지하는 수질암 또는 저(미)분화암등은 공격적인 성향으로 인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크게 위협할 수 있으며 수술 전에는 갑상선 분화암으로 진단되었다가 수술 후에 확진 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암에 있어서는 수술적 치료가 우선이나 암이 아닌 다른 경우 가령 혹이 커서 목 앞으로 튀어나온 경우 또는 삼킴, 발성,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심한 경우, 혹의 존재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으로 일상생활에 영향이 큰 경우 등은 수술적 치료도 좋지만 혹의 크기로 인해 암환자 수술보다 더 큰 흉터가 남게 될 가능성이 있으며 또 정상적인 갑상선 조직이 어느정도 같이 절제되므로 약을 복용하게 될 수도 있어 득실을 잘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이미 다른 암에 쓰이던 고주파 치료를 갑상선에 적용하는 연구가 시작되어 국내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가 진행되어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고하였고 현재는 갑상선 고주파 치료술이 건강보험에서도 인정하는 시술(비급여)로 등록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국소 또는 수면 마취 하에서 정맥주사나 채혈용 주사바늘 굵기의 전극을 목 주변 피부를 통하여 실시간 초음파를 보며 병변에 위치시키고 약 70~95도 가량의 열을 발생하여 30분 이내의 시술 시간으로 마칩니다. 대개 시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하루이틀이면 통증이나 부기가 가라앉아 일상생활이나 업무가 가능하며 외관상 흔적은 약간의 멍이 들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시술의 성공여부 판단은 1년정도 경과한 시점에서 최초 혹의 부피보다 50%이상 감소했을 경우로 보는데 평균적인 성공률은 85~90%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혹의 크기가 클수록 성공률이 낮아지고 추가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대개 3회 시술안에 대부분 성공적으로 끝납니다. 재발율도 혹의 크기가 커질수록 증가하나 평균적으로 4년 경과시점에 5~10%정도로 보고됩니다. 합병증으로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성대신경 마비, 갑상선기능저하, 혹의 파열 등이 있으나 3%이내이며, 부수적인 합병증으로는 통증, 혈종, 화상 등이 있으나 대개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드물게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시술 후 첫 일주일 간은 오히려 혹이 부을 수 있으나 염증반응으로 인해 그런 것이며, 이후로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다가 1~6개월 사이에 급격한 감소를 보입니다. 통상 시술 1달후 50%, 3개월후 60%, 6개월후 70~80%정도 감소되며 1년경과 시점에 90%이상 감소를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시술 후 경과관찰은 주로 1,3,6,12개월후 초음파 검사와 필요시 갑상선 기능검사로 할 수 있으며, 1년 경과시점에 성공적으로 치료가 된 경우 향후 매년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관찰하게 됩니다.

3~4년 정도 경과할 때까지 다시 혹이 재발하거나 다시 크기가 커지지 않을 경우 경관관찰은 종료하게 됩니다. 잔존 혹이 조금 남게 되더라도 시술로 인한 조직 및 혈관손상으로 다시 재생하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적절한 환자에게 쓰일 경우 수술만큼이나 효과가 크며, 동시에 합병증이나 후유증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 갑상선 고주파 치료술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젊은 여성들도 갑상선 혹이 많이 발생하고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늘면서 비흉터 갑상선 고주파의 쓰임새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분별한 상업적인 목적의 치료는 지양해야겠지만 갑상선 혹으로 불편을 겪는 환자들에게는 수술을 피하고도 완치를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대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갑상선 암환자 중 재발한 경우 전신마취 또는 이전 수술로 인하여 유착이 심해 수술적 접근이 어려운 경우 보험진료로 인정하고 적용되었습니다, 그만큼 의학적 안전성과 유용성이 인정되었기에 가능하다고 보는 바입니다.

갑상선 외과전문의들이 진료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암이 아닌데 큰 혹으로 불편감을 느끼는 환자들입니다. 수술적 치료가 근간이기는 하지만 큰 흉터와 수술 후 합병증으로 성대 신경마비나, 부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갑상선암 수술에 비해 수술의 필요성에 대해 이견이 존재합니다. 이 부분에서 갑상선 고주파 치료가 몇몇 특수한 경우(5cm이상의 크기, 흉곽내 위치 등)를 제외하고는 양호한 치료 결과를 보여주고 있기에 앞으로 갑상선 고주파 치료는 지속적으로 그 활용도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보고된 연구에서도 알려진 바와 같이 초기 갑상선 암 치료에서도 수술의 대안이 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 고주파 치료를 보면 비교적 간단한 도구와 시술 과정으로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경부의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이를 초음파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능력과 시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 등의 경험적 요소가 중요하기에 아직까지 이를 잘 수행해 낼 전문 클리닉의 수는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현재 운영중인 클리닉의 목표 역시 외과의로서 집도했던 갑상선 수술의 경험을 고주파 치료에 접목하여 더 정확하고 부작용 없는 성공적인 치료에 두고자 하는 것입니다.

- 정준우 서울베스트외과의원 원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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