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 봉쇄, 일상 될 수도" 트럼프 탄핵에 다시 긴장하는 워싱턴[영상]
의회 경찰서장 "의사당 철책 영구화" 요청
27일 의사당 주변서 권총 소지한 남성 체포
워싱턴 시장도 "당분간 추가 보안조치 필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상원으로 전달되던 현지시간 지난 25일.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의사당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했다. 위기 속에 치러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이 닷새나 지났지만, 의사당을 둘러싼 2㎞ 정도의 공간은 철책은 그대로였고, 날카로운 면도날이 박힌 '레이저 와이어'도 여전히 그 위에 얹혀 있었다.
의사당으로 직접 진입하는 컨스티튜션 애비뉴와 인디펜던스 애비뉴를 모두 막아놓은 바람에 크게 한 바퀴를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는 차로 10분 걸릴 거리지만 30분이 넘어서야 검문소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그나마도 의사당과는 두 블록 이상 떨어진 곳이라 차에서 내려 걸어가야 했고, 의회 기자증 유효기간이 며칠 전 만료된 동료 기자는 경찰의 제지를 받아 들어갈 수 없었다.
곳곳에 배치된 경찰과 여전히 총을 들고 경계를 서는 주 방위군들 숫자는 의회 관계자들보다 더 많아 보였다.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관광객이나 운동하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던 이곳은 긴장감만 감도는 적막한 공간이 됐다.
그런데 이런 풍경이 앞으로 고착화 될 수도 있어 보인다.
28일 의회 경찰을 지휘하는 요가난다 피트먼 서장 대행은 "보안을 더 강화하기 위해 의사당 주변 철책을 영구히 설치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피트먼 서장 대행은 "9.11 테러 이전부터도 의사당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면서 "물리적인 보안 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해야 하는데, 영구적인 철책 설치도 그중 하나"라고 했다.
바로 전날에는 트럼프 지지자로 보이는 한 남성이 총을 소지한 채 의사당 주변을 서성이다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온 71세의 이 남성은 의사당 철책 앞에 차를 세워 놓고 경찰에게 고함을 지르다 제지를 당했는데, 워싱턴 경찰에 따르면 권총 한 자루와 실탄 20발을 가지고 있었다. 또 그의 차 안에선 트럼프 지지자들의 구호인 "도둑질을 멈추라(Stop the steal)"는 푯말과 함께 상원의원들의 연락처 목록이 발견됐다고 CNBC 등이 전했다.
이처럼 위기감이 이어지자 워싱턴 시 당국은 취임식을 앞두고 동원된 주 방위군 2만5000명 가운데 5000명을 3월 중순까지는 남겨두기로 했다. 특히 다음 달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심리를 중요한 고비로 보고 있다. 상원 의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주거나 심리 자체를 막기 위한 폭력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시장도 28일 트위터에 "불안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어 이 지역에 철책이나 군대 주둔 등 당분간 추가적인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는 글을 남겼다. 다만 피트먼 서장 대행과는 달리, 철책이나 상점 유리창에 덧댄 나무판자들은 적당한 시기가 되면 거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를 염려한 발언인데 그 '적당한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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