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에 치인 무주택 4050의 눈물

임온유 2021. 1. 29. 11: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50대 무주택 가장이 눈물로 호소합니다. 청약제도 바꿔주세요."

30년을 열심히 일했지만 여전히 무주택자라는 그는 정부의 서민주거대책이 신혼부부 특별공급(특공)에 지나치게 치우쳤음을 비판했다.

A씨는 "사방천지가 신혼부부 특공"이라면서 "몇십 년 평범하게 일하면서 세금 내고, 애들 키우고, 전·월세를 전전하는 중·장년층 가장에게도 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주택 공급 배분에서 신혼부부 등 특공 비중이 커지자 장기 무주택자 역차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심성 제도가 부추긴 청약과열
신혼부부 혜택 집중 일반공급 줄어
장기 가입한 무주택자 역차별 논란
서울 아파트 가격이 18주째, 전셋값은 67주째 상승세를 이어간 8일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이날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전세값은 0.08% 올라, 전주 상승폭 대비 0.01%p 줄어드는 데 그쳤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50대 무주택 가장이 눈물로 호소합니다. 청약제도 바꿔주세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고 밝힌 50대 A씨의 글이 올라왔다. 30년을 열심히 일했지만 여전히 무주택자라는 그는 정부의 서민주거대책이 신혼부부 특별공급(특공)에 지나치게 치우쳤음을 비판했다. A씨는 "사방천지가 신혼부부 특공"이라면서 "몇십 년 평범하게 일하면서 세금 내고, 애들 키우고, 전·월세를 전전하는 중·장년층 가장에게도 집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주택 공급 배분에서 신혼부부 등 특공 비중이 커지자 장기 무주택자 역차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특공 비중이 커진 만큼 일반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구조 때문이다. 일반공급분은 줄어드는데 청약 통장 가입자는 꾸준히 늘면서 청약시장은 전쟁터가 됐다. 시장에서는 청약 통장 가입 기간이 긴 장기 무주택자가 혜택을 받는 ‘선입선출(先入先出)’의 원칙을 지켜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인천 연수구 송도자이크리스탈오션 일반분양 979가구 모집에 2만381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이 20.8대 1로 1만9402명은 탈락하는, 그야말로 ‘청약 전쟁’이다. 체감 경쟁률은 더 높다. 84㎡(전용면적)의 경우 경쟁률이 최고 76.2대 1을 기록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물량 배정 때문이다. 전량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리는 85㎡ 이하 일반공급 물량은 294가구로 특별공급(404가구)보다 100가구 이상 적다. 일반공급 물량이 특공보다 특별한 물량이 된 것이다.

민간 부문이 공급하는 민영주택은 그나마 일반공급 물량 비중이 50%로 나은 편이다. 정부·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이 직접 공급하는 국민주택의 경우 생애최초, 신혼부부, 다자녀 등 특공을 뺀 일반공급 물량은 15%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청약 당첨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달 12일 경기 성남 위례자이더시티 평균 경쟁률은 617대 1까지 치솟았다. 84점이 만점인 가점제 당첨 커트라인이 최소 60점대 후반으로 예상되면서 한 자녀 가구는 아무리 통장 가입 기간이나 무주택 기간이 길어도 당첨이 불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3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점수가 64점에 그치기 때문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신혼부부 특공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긴 하지만 정책 혜택이 지나치게 쏠리지 않도록 절충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