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수공원에 눈이 내리면 이렇습니다

김혜민 입력 2021. 1. 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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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아침부터 강한 눈보라가 불었다.

 발자국은 금세 또 다른 눈으로 덮이고, 다시 새하얀 카펫이 완성된다.

그런데 눈이 내리니 발길이 뚝 끊겼다.

세종호수공원에 도착하면 호수가 한눈에 들여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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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민 기자]

 세종호수공원에 자리한 수상무대섬
ⓒ 김혜민
   
 눈이 쌓인 세종호수공원
ⓒ 김혜민
 
28일 아침부터 강한 눈보라가 불었다. 거리엔 어느새 푹신한 하얀 카펫이 완성되었다. 뽀드득뽀드득 눈을 밟을 때마다 귀여운 발 소리가 났다. 발자국은 금세 또 다른 눈으로 덮이고, 다시 새하얀 카펫이 완성된다. 어제만 하더라도 조금 올라간 온도, 좀 더 가벼워진 패딩의 두께에 봄이 곧 올 거라는 기대가 한층 부풀었는데 다시 겨울이 온 느낌이다.
봄이 문턱으로 들어선다는 입춘이 고작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강풍과 대설을 조심하라는 긴급재난문자에 아침잠을 깨운다. 마지막 겨울을 마음껏 누려보려 카메라를 주섬주섬 챙긴다. 
 
 호수 위에 두둥실 떠있는 오리
ⓒ 김혜민
 
옷깃을 여민다. 주머니에 손을 쿡 찔러 넣고 종종걸음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꽥꽥"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꽁꽁 언 호수 위에 두둥실 떠 있는 오리가 보인다. "아이고. 춥겠다!" 나의 걱정에 옆에서 걱정 말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거 알아? 오리의 몸은 부드러운 솜털로 감싸고 있는 데다 물 안으로 들어가면 기름이 분비되어 깃털에 물이 묻지 않도록 보호해 준대." 그러니 오리는 추위에 강할 수밖에. 늘 볼 때마다 안타까웠는데 다행이다. 온몸이 푹신한 이불이 되어준다니.
 
 세종호수공원
ⓒ 김혜민
 
세종호수공원은 도심과 접근성이 좋은 공원이라 도심에서도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다. 그런데 눈이 내리니 발길이 뚝 끊겼다. 그나마 보이는 흔적은 눈 위에 빼곡하게 새겨진 발자국이다. 분주하게 이리저리 움직인 흔적. 
주말이었다면 자전거 대여소에서 저렴하게 자전거를 대여해 라이딩을 즐기는 분이 많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유모차를 끌고 망중한을 누리는 가족 단위, 잠시 벤치에 앉아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도 드문드문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미끌미끌한 바닥, 한적한 오후. 고요하다. 이런 날은 웬만하면 이동 수단은 두 발이면 좋겠다.
     
 세종호수공원
ⓒ 김혜민
세종호수공원에 도착하면 호수가 한눈에 들여다 보인다. 그러니 가볍게 한 바퀴 휙 돌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하지만 실제로 돌아보지 않으면 가늠하기 어려운 규모다. 세종호수공원은 보이는 것보다 더 광활하기 때문이다.
축구장과 비교하자면 축구장이 62개가 있어야 세종호수공원 하나가 완성된다고 한다. 타박타박 걷는 산책로의 길이만 하더라도 8.8km에 달하고, 자전거 도로만 하더라도 4.7km에 달한다. 광활하고 넉넉하다.
 
 세종호수공원
ⓒ 김혜민
 
호수공원 중앙에 자리한 수상무대섬을 중심으로 축제섬, 물놀이섬, 물꽃섬, 습지섬 등 다섯 곳의 섬이 자리하고 있다. 잘 다듬어진 조약돌 모양의 수상무대섬 대각선에 자리한 작은 조약돌 모양의 무대섬인 '축제섬'은 마치 수상무대섬의 작은 버전 같다. 

그 사이에 눈 사람 조형이 귀엽게 인사를 건넨다. 이 무대섬은 금강의 물결에 따라 잘 다듬어진 조약돌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세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매일 밤이면 LED 조명이 켜져 호수의 잔잔한 반영과 어우러진다고 하니 어느 야경 명소 부럽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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