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대신 개미만 막았다" 美 정치인들의 분노

뉴욕=백종민 2021. 1. 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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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야 정치인들 로빈후드 게임스톱 주식 거래 제한에 일제 반발
공매도와 월가 거래 관행에 대한 수술 가능성 시사
펠로시 하원 의장도 관심 표명
게임스톱 주가는 아찔한 급등락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가 주가가 급등한 게임스톱, AMC 등의 거래를 중단하자 정치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개인들의 거래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헤지펀드의 공매도는 허용되는 상황에 여야, 진보 보수를 떠나 정치인들이 일제히 분노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월가 대형 금융사 중심인 거래 관행에 대한 수술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내 진보진영의 대표주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의원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용납할 수 없다. 헤지펀드들은 자유롭게 원하는대로 거래를 하는 동안 로빈후드는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를 막았다. 하원 금융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필요시 청문회를 지원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오카시오?코르테즈의원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날 저녁 비디오게임 전용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인 트위치에서 이번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의정 활동에도 게임을 이용해온 '게임 마니아'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의 트윗에 "물론(absloutley)"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로빈후드는 하루 전 백악관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게임스톱 주가 급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후 이날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서 거론된 종목들에 대한 거래를 중단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로빈후드 이용자의 절반 가량이 게임스톱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팔 수도 추가로 살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TD아메리트레이드 역시 이들 종목들의 거래를 차단 중이다.

오카시오-코르테즈의원의 주장에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하원의원도 개인투자자 거래 제한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거래 제한에 누가 영향을 미쳤는 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대한 과세와 SEC의 공매도 규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민주당 의회 1인자인 낸시 펠로시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정부가 이번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의회도 게임스톡 주식에 대한 조사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들에 대한 매매 중단 조치에 대해서도 "흥미롭다"며 관심을 표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헤지 펀드 거물 마크 큐번과 지난해 이후 개인 데이트레이더의 상징으로 부상한 데이브 포트노이도 로빈후드의 거래 제한을 강경하게 비판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로빈후드는 성명을 통해 "극심한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번 상황에 대한 미 증권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시장은 당국이 거래제한 보다는 주가조작 가능성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SEC에서 시장감시를 담당 책임자를 담당했던 대니얼 호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주식 매수를 권하고 있다는 점은 당국이 조사와 대응에 나서기 쉬운 상황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시장 관계자들이 SEC에 레딧 이용자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게임스톱의 주가는 현기증이 날 정도의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장중 112달러에서 483달러를 오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게임스톱 주식은 하루 전 134%가 상승해 341달러에 마감했다.

하루 전 300%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던 극장체인 AMC 주가는 50%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랙베리는 38%,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34%가 내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아메리칸 항공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아메리칸 항공은 이날 발표한 실적이 예상보다는 호조였다는 평가 속에 개장 초 50%에 이르는 상승률을 보였다. 미 언론들은 이 역시 공매도가 많은 종목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때문으로 파악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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