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시미언이 불러올 긍정 도미노, 류현진이 웃는다

배중현 2021. 1. 2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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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에 합류한 내야수 마커스 시미언. 게티이미지

2020년 토론토의 수비는 참담했다. 메이저리그(MLB) 기록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토론토는 팀 DRS(Defensive Run Save)가 –39였다. DRS는 수비로 얼마나 많은 실점을 막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 0을 기준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수비력이 좋다는 의미다. 지난해 1위는 33을 기록한 세인트루이스. 토론토는 30개 팀 중 29위였다.

토론토 수비에서 가장 큰 구멍은 3루였다. 포지션 DRS가 무려 –10. 단연 리그 꼴찌였다. 골드글러브 수비수 놀런 아레나도와 매니 마차도를 보유한 콜로라도(18), 샌디에이고(9)와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트래비스 쇼(-2)를 비롯해 브랜드 드루리(-3), 조 패닉(-2) 등의 수비가 모두 평균 이하였다. 토론토는 2017년 3루수 DRS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매년 악화했다.

'핫 코너' 불안은 류현진에게도 부정적인 요소였다. 류현진은 지난해 땅볼 비율(GB%)이 51.1%로 최소 6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40명 중 상위 8위. 위력적인 컷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땅볼 유도를 잘했다.

류현진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내야 안정감이 필수다. 그러나 토론토 3루는 류현진에게 믿음을 주지 못했다. 오프시즌 동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32파운드(14.5㎏) 체중 감량에 성공해 3루수 복귀 가능성을 열었지만, 플러스 요소는 아니었다. 게레로 주니어는 3루수로 800이닝 넘게 소화한 2019시즌 DRS –9를 기록했다. 그해 UZR(Ultimate Zone Rating)도 –9.4로 최악에 가까웠다. UZR은 그라운드를 총 64개의 구역으로 나눠 타구마다 가중치를 매겨 산출되는 수비 지표다.

마커스 시미언은 리그에서 손꼽히는 유격수 중 한 명이다. 토론토에선 2루수를 맡을 게 유력하다. 게티이미지

27일(한국시간) 발표된 마커스 시미언(31) 영입이 눈길을 끄는 이유다. 토론토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남아 있던 시미언과 1년 1800만 달러(199억원)에 계약했다. 시미언은 2019시즌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 투표에서 3위에 오른 오클랜드 간판타자다. 그해 1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33홈런, 9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무엇보다 그는 발군의 수비 능력을 보여줬다. 유격수로 1400이닝 넘게 소화해 DRS 12를 기록했다. 안드렐톤 시몬스(당시 LA 에인절스)와 DRS 수치가 같았다. 시몬스는 골드글러브를 4회 수상한 유격수로 2013년에는 플래티넘 골드글러브까지 받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정상급 수비수다.

시미언은 지난 시즌 유격수 DRS가 –5였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은 많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DRS는 마이너스였지만 UZR이 2.1로 400이닝 소화한 유격수 18명 중 4위(1위 프란시스코 린도어·5.8)였다. '에이징 커브'를 걱정할 나이도 아니다.

시미언과 함께 2021시즌 토론토 내야를 책임질 캐반 비지오와 보 비셋. 게티이미지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계약 소식이 전해진 뒤 '시미언의 2루수 출전'을 예상했다. 보 비셋이 유격수를 유지하고 시미언이 2루수, 기존 2루수 캐반 비지오가 3루로 이동하는 방법이다. 시미언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뛴 2014년 2루수 경험(223⅔이닝)이 있어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현지 언론에선 시미언이 유망주 듀오 비셋과 비지오에게 경험을 전파할 수 있는 선수라고 큰 의미를 부여한다.

토론토는 오프시즌 내내 적극적이다. 전력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에 과감히 투자했다. 중견수로 구단 역대 FA 최고액인 1억5000만 달러(1672억원·계약 기간 6년)를 투자해 조지 스프링어를 데려온 게 대표적이다. 토론토는 지난해 중견수 포지션 DRS가 –7로 낙제 수준이었다. 하지만 스프링어와 시미언을 영입해 센터라인을 단숨에 보강했다. 특히 시미언 영입은 내야 분위기를 180도 바꿀 수 있는 '히든카드'다. 토론토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코리안 몬스터'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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