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로 뜨거운 교회, 따뜻한 사랑을 이웃에 흘려보내다

유영대 2021. 1. 2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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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치유의 역사 쓰며 지역 살리는 사역 순복음대구교회 이건호 목사
이건호 순복음대구교회 목사가 27일 이 교회 사무실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을 간증하고 목회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올해 창립 40주년인 순복음대구교회는 한때 5000명 넘게 출석하는 지역 최대의 교회였다. 하지만 교회가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다. 2010년 3월 이건호 목사가 6대 담임목사로 부임하고 달라지기 시작했고 이후 괄목할 만한 회복과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지금은 교회에 그런 아픔이 언제 있었나 할 정도로 많이 안정됐다. 교회 슬로건은 ‘대구, 나라 그리고 열방을 섬기는 교회 되게 하소서’이다. 그동안 이 교회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 교회 사무실에서 27일 만난 이 목사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기도와 치유의 역사였다”고 회고했다.

“저희 교회 교인들은 10년째 1년 365일 릴레이 금식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24시간 교회를 개방해 누구나 기도할 수 있도록 기도실을 개방하고 있습니다. 교회 자체가 동산 위에 있어 기도원 분위기도 느껴지기에 많은 교인이 찾고 있지요. 온종일 기도 소리가 들립니다.”

순복음대구교회 교회 전경.


릴레이 금식기도는 이 교회 장로 30여명이 먼저 시작했다. 이후 권사들로 이어지고 전 교인이 참여하고 있다. 매주 교회 주보 소식란엔 금식 기도자 명단이 실린다. 하루 세 끼나 하루 한 끼를 금식하며 교회의 영적 승리를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교인들이다. 올해는 유·초등부와 청년들도 금식에 참여하고 있다. 나라와 민족, 교회를 사랑하는 교인들의 마음이 간절하다.

매주 목요일 오전엔 어머니기도회가 열린다.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들의 기도 소리가 교회 곳곳에 울려 퍼진다. 방황하는 자녀 문제, 깨어진 가정문제 등 여러 기도 제목을 가진 어머니들이 모여 하나님께 기도드린다. 이 모임을 통해 많은 가정의 자녀들이 치유되고 있다.

매주 금요일 철야기도회는 부흥회를 연상시킨다. 이 교회 교인은 물론 철야기도회가 없는 다른 교회 교인들도 참석해 말씀과 기도, 찬양을 통해 성령의 임재와 치유를 경험한다.

2011년 심장판막 기능을 거의 상실해 병원 의사로부터 장례식을 준비하라는 소릴 들었던 이모 집사는 담임목사의 안수기도를 받은 뒤 하나님의 은혜로 기적같이 치유돼 10년 가까이 더욱 건강하게 살고 있다.

뇌경색으로 입원해 줄곧 누워있던 최모 권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암송하며 투병하던 중 “일어나 걸으라”는 음성을 듣고 벌떡 일어나 병원이 발칵 뒤집혔다. 이후 최 권사는 퇴원해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신유의 기적이 일어나 교인들에게 큰 도전을 주었다.

교회는 소외이웃을 돕는 데 열심이다. 대구 남구청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오병이어’라는 이름으로 생활이 어려운 지역 주민에게 밑반찬을 제공한다. 특히 올 초 밑반찬 전달 봉사를 하던 중 음식을 먹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해 구출한 일도 있었다.

“밑반찬 봉사자가 119 소방대와 경찰, 구청에 연락해 쓰러진 A씨를 병원 응급실로 긴급 호송했고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A씨는 회복된 뒤 저희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지요. 감사한 일입니다.”

이건호 순복음대구교회 목사와 교인들이 지난해 대구시에 사랑의 백미를 전달하고 있다. 순복음대구교회 제공


교회는 또한 대구시와 남구청, 동사무소에 백미를 지원한다. 지난해에도 백미 10㎏ 700포를 기탁해 불우 이웃을 도왔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남구청 보건소에 1000만원을 기탁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체와 교회들을 돕기도 했다.

이밖에 소외 이웃에게 일주일마다 부식과 간식을 담은 ‘사랑의 바구니’를 전달하고, 생일 케이크를 선물하는 ‘생애 첫 생일케이크’ 등으로 예수 사랑의 나눔과 실천이 이어진다.

동네 어르신들을 초청해 잔치도 벌인다. 복음도 전하고 선물도 드린다. 온천이나 관광지에 모시고 가서 맛난 음식을 대접하고 때를 밀어 드린다. 아프고 임종을 앞둔 소외 어르신을 찾아 위로해 드린다. 이런 헌신적인 섬김 활동을 통해 인근 어르신 등이 교회를 찾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치유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난다. 일본과 대만, 크로아티아 선교사와 선교단체, 어려운 교회를 돕는 것도 이 교회가 벌이는 중요한 사역이다.

인터뷰 도중 이 목사는 자신도 마음의 상처가 적지 않은 사람이었다고 털어놨다. 네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어머니와 갈등이 있었다. 대학에 진학하면 인생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더 잘할 수 있는데 이것밖에 못 한다’는 완벽주의적 성격 때문에 불안과 공포가 있었고 신경쇠약, 심한 두통, 불면증에 시달렸다. 병원에 다니고 술과 약에 의존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를 버리시지 않으셨다.

부모를 따라 절에 다니던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 2학년 겨울방학 때 옆집 형을 통해 예수를 영접했다. 또 같은 학과에 다니는 친구에 이끌려 신앙생활을 함께하면서 치유와 회복을 경험했다. 대학 졸업 후 은행에 다니던 그는 기도 중 주의 종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그리고 놀라운 치유를 경험했다.

“신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느 목사님의 치유에 관한 테이프를 들었어요. 목사님을 따라 기도했죠. 그때 기도와 묵상 중에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어요. 하나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건호야 건호야’ 이름을 두 번 부르시더니 ‘너의 새어머니가 왜 너를 힘들게 한 줄 아느냐. 너의 새어머니도 상처받아 그렇단다’라고요. 동시에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임재가 제게 쏟아졌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고 수년간 시달려온 질병에서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이후 신학교에 들어갔고 지금까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목회하고 있답니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스위스에 있는 AFC(Ambassador For Christ, 만민선교회)에서 사역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풀러 신학교에서 선교학을 전공, 신학석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내적치유에 대한 논문으로 졸업 때 우수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마침 미국 생활 중 한국에서 내적치유 열풍이 불었고 한국에 40여 차례 방문해 세미나와 집회를 인도하면서 유학비용을 해결했다. 이 기간 한국에 잠시 머물며 북한 선교단체인 모퉁이돌선교회에서 1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대표적인 내적치유 전문가다. 새문안교회와 소망교회, 정동제일교회, 신길교회, 신촌세브란스 병원, 이화여대 다락방 등에서 강의했고 온누리교회 제자훈련학교에서 10년간 치유와 영성에 대해 말씀을 전했다.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세종지회와 광화문지회 지도 목사를 맡아 매주 대구 서울을 오가며 일터사역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교계 방송의 강사이기도 하다. CTS기독교TV 두란노바이블학교에서 사도행전을 강의했다. CBS TV ‘올포원’에 2년 넘게 출연 중이고, 간증 프로그램 ‘새롭게 하소서’에서 출연했다. 대구 극동방송에서 매주 수요일 ‘오 해피데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구청 보건소에 코로나19 성금을 기탁하는 모습. 순복음대구교회 제공


“아 참 코로나19 일화를 말씀드려야겠네요. 저희 교회 바로 옆에 이번에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S 장막성전이 있습니다. 그래서 긴장을 많이 했지요. 대구 교계와 침착하게 협조하고 대응하면서 주님께서 교회와 성도들을 지켜주셨지요. 이 기간 교회 구조변경 공사를 하고 선교관 건물을 사는 등 오히려 교회를 새롭게 단장하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때론 현장예배로 때론 영상예배로 드리지만 은혜롭게 예배드리고 있습니다. 교회를 나오지 못하면서 품게 된 교회 사랑의 마음, 그리고 영상예배를 통해 가정예배가 회복된 것은 좋은 수학일 것입니다.”

대구=글·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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