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동성애 유전자는 없다.. 그러나 유전자 변이는 발견

2021. 1. 29.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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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는 유전이 아니다 <4>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의 유전자를 조사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2012년 드라반트 등이 GWAS라는 유전연구방법으로 2만3000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동성애 유발 유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전에 해머가 주장했던 Xq28과 연관성도 찾지 못했다.

2018년 같은 방법으로 하버드대 케임브리지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이 동성애자 2만8486명과 비동성애자 46만9437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동성애 유발 유전자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이런 내용을 미국인간유전학회에서 발표했다.

국제공동연구진은 동성 간 성관계 경험이 있는 남녀 47만7522명을 조사한 결과를 2019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도 2018년과 같이 동성애 유발 유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동연구진은 동성애 성행동과 관련된 5개의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고 했다. 이 유전자 변이는 일반인에게서도 발견되지만, 동성애 행동자에게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 했다.

흥미롭게도 이 변이는 우울증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과 관련된 것이었다. 동성애 자체를 직접 유발하는 유전자는 확실히 없었다. 하지만 동성애를 할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증가시키는 정신적 특징과 관련한 유전자는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1990년대부터 동성애자 수십 명, 많아야 수백 명을 조사해 동성애 유전자의 존재를 탐구해 왔다. 이제는 과학기술이 발전해 수십만 명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 많은 동성애자를 조사했지만, 동성애 유발 유전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일관성 있게 나오고 있다.

90년대에는 조사 대상자의 수가 작았기에, 불행하게도 연구자의 의도적 편집에 따라 결과가 과장될 수 있었다. 이제는 조사 대상자의 수가 상당히 많아졌기에 연구자의 의도가 들어가기 어려우며, 그러기에 연구 결과를 더 신뢰하게 된다. 이제는 대다수의 과학자가 동성애 유발 유전자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동성애가 유전이 아니라는 증거를 추가로 소개한다. 유전에 관련된 행동양식이 아주 단순한 생명체는 1~2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수많은 유전자가 관여한다.

백보 양보해 동성애가 유전이라면 수많은 유전자가 관련됐을 것으로 추측해야 한다. 수많은 유전자가 조금씩 변화돼 다른 행동양식이 나타나야 한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동성애의 행동양식이 아주 천천히 여러 세대에 걸쳐서 변화돼야 한다. 즉, 여러 세대에 걸쳐 조금씩 동성애적 경향이 강화돼 동성애자가 나와야 하고 동성애가 사라질 때도 여러 세대에 걸쳐 천천히 사라져야 한다.

그런데 실제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조사해 보면 갑자기 동성애자가 나타났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이는 동성애가 유전이 아님을 증거한다.

동성애가 유전이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 동성 간 성행위로는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유전이 되려면, 즉 유전자가 다음세대로 전달되려면 아이를 낳아야 한다. 그런데 남자 둘이서, 여자 둘이서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자녀를 적게 낳는 행동양식은 유전적일 수 없다. 어떤 행동양식을 갖게 만드는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자녀를 적게 낳으면, 그 유전자는 다음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결국, 그 유전자를 가진 집단은 사라진다.

어떤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지속해서 존재하려면, 그 집단의 성인 한 명 당 한 명의 아이를 낳아야 한다. 그런데 조사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의 15%만 다른 동성애자를 만나 커플이 된다. 커플이 된다고 자녀를 낳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동성 간 성행위자는 자녀를 낳을 수 없기 때문에 동성애 유발 유전자는 다음세대로 전달될 수 없다. 만약 동성애 유전자를 가진 집단이 있었다면 점차 줄어들어 이미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도 동성 간 성행위가 존재한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동성애가 유전이 아니며 인간이 얼마든지 선택 가능한 행위임을 뜻한다.

길원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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