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대그룹 총수 또 회동.."이재용 빠져 당분간 만남 없다"

강기헌 입력 2021. 1. 28. 23:59 수정 2021. 1. 29.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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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총괄부회장, 구광모 LG 대표(왼쪽부터)가 2019년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신년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4대 기업 총수가 지난해 12월 말에 비공식 회동을 가진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재용(53)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51)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61) SK 회장, 구광모(43) ㈜LG 대표가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이 서울의 한 식당으로 세 명의 총수를 초청하는 형식으로 열렸다.

4대 기업 총수가 9월과 11월에 이어 12월까지 지난해 하반기에만 3차례 만남을 이어간 것이다. 4차 산업혁명과 모빌리티, 차세대 배터리 등 미래 기술이 대화 테이블에 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4대 기업 총수가 시간이 날 때마다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며 “국내외 사업 현안과 경제 상황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4대 기업 총수가 돌아가면서 호스트를 자처해 회동을 주도하는 일종의 관례가 정착된 것에 주목한다. 재계 관계자는 “상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총수가 직접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실무진 수준에서 나올 수 없는 과감하고 빠른 의사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자동차 업계에서 화제가 된 현대차 아이오닉5의 삼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채택과 같은 국내 기업 간 협업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당분간 4대 기업 총수 회동은 이어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이재용 부회장이 고등법원에서 실형을 받고 구속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첫 모임 호스트로 나설 예정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 4명이 함께하는 회동이다 보니 한 사람이 빠진 형태로 의기투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각 기업에 따르면 새해 스케줄에 총수 회동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백일재(百日齋·사람이 사망한 날로부터 백 번째 되는 날에 드리는 불공)에도 참석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이 2010년 7월 승지원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강덕수 STX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사진 뒷줄 왼쪽부터 류진 풍산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사진 전경련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회동은 최태원 회장이 총수 3명을 초청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SK가 운영하는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지난 11월 회동에서 최 회장은 아버지를 잃은 이재용 부회장을 위로하기 위해 주류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최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평소 즐겨 마시던 탁주와 와인을 준비해 이 부회장을 위로했다고 한다. 이에 이 부회장은 최 회장에게 따로 감사 표시를 했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에서 함께 활동했다. 최 회장은 아버지 최종현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인 2005년부터 전경련 회장단에 합류했다. 이건희 회장은 전경련 부회장을 지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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