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2인자 제청된 여운국..김명수 대법원장 배석 출신
"영장전담 3년, 부패전담부 판사 2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8일 차장으로 임명 제청된 여운국 변호사(54·사법연수원 23기)는 법관 출신 형사 전문 변호사다. 여 변호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서울고법 부장판사일 때 배석판사를 지내 대법원장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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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법관 출신, 대법관 후보에 두 번 올라
여 변호사는 전남 화순 출신으로 용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23기를 수료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과 연수원 동기다. 1997년 대전지법을 시작으로 수원지법ㆍ서울중앙지법ㆍ서울고법 등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다가 2016년 법복을 벗었다.
이후 형사 사건 변호사로 활동해왔으며 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판사 재직 때인 2014년과 2015년에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의해 ‘우수 법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한변협이 26일 박상옥 대법관 후임으로 추천한 복수 대법관 후보자에도 포함된 바 있다. 2019년 12월 조희대 전 대법관 후임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려 두 번이나 대법관 후보로 추천된 셈이다.
여 변호사는 2017년 4월 국정농단 사건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1심 변호를 맡기도 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특정 정치색을 띤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진욱 공수처장도 이날 여 변호사를 단수 후보로 제청한 이유로 정치적 중립성을 1순위로 꼽았다. 그는 "여 변호사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면에서 이의제기하기 어려운 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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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수사관 두 달 한 처장, 차장은 수사경험 전무
여 변호사가 임명되면 공수처 처장과 차장 모두 판사 출신이 맡게 된다. 당초 판사 출신인 김 처장이 검사와 판사 출신 각각 1명을 제청할 거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김 처장은 판사 출신 여 변호사만 제정했다.
이에 대해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처장이 판사 출신인 만큼 검사와 판사 출신을 모두 차장 후보로 올렸을 경우 검사 출신을 뽑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대신 독립성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여 변호사를 추천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수처장과 차장 모두 수사 경력이 일천한 인물로 채워질 경우 공수처의 수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또다시 붙게 될 전망이다. 김 처장도 수사 경력은 특별검사팀 수사관 2개월이 전부다.
한 법조인은 “여 변호사는 성실하고 고객 관리도 정말 잘하시는 분”이라면서도 “수사 경험이 없어 공수처 차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검찰 개혁’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판사 출신으로 공수처 1, 2인자를 채워 검찰과 차별화를 꾀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김진욱 처장은 “정치적 독립성‧중립성과 수사능력과 경험을 모두 갖추면 좋지만, 어느 것을 우선으로 볼 것인지 고민했다”며 “어쨌든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이 더 중요한 판단 가치가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여 변호사가 수사 경험은 없지만 수사 과정은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게 김 처장의 설명이다.
김 처장은 “여 변호사는 영장전담 법관을 3년 정도 했는데, 영장전담 법관은 수사의 초기 단계에서 수사 기록을 보고 판단한다”며 “직접 수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검찰의 수사, 특수사건 수사를 잘 이해하고 있는 법조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고등법원 부패전담부에서 2년간 일을 한 점에서 공수처 설립 취지와도 맞다”며 “헌법을 전공한 나와 상당히 보완 관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수처 차장은 공수처장의 제청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다. 공수처 차장은 처장을 보좌하며 수사, 검사 인선 등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하남현·박현주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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