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집단면역 가능할까 "2월 접종자 가을에 재접종 필요할 수도"

이에스더 2021. 1.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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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2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백신 접종 청사진이 공개되면서 전문가들은 접종 순위나 부작용 대응 체계 등에 대해 대체로 좋은 평가를 했다. 하지만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정부 목표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이번 계획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접종 우선순위를 무난하게 잘 선정했다. 백신 종류별로 물량을 얼마나 확보했느냐 따라 대략 접종 순서를 맞춰놨다는 점이 눈에 띈다”라며 “제일 문제가 될 수 있는 부작용 문제를 바로 발표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서 공동 조사ㆍ발표하겠다는 것도 잘 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도 “전반적으로 계획을 잘 만들었다고 본다”라는 평가를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65세 이상 효과 논란
전 교수는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시작되면 과연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이 제대로 될까가 문제다. 이미 영국이 고령층 효과 문제 제기한 상황에서 의사들이 접종하려고 할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밝힌 접종 제1 원칙이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접종하겠다’는 건데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고령층에 대한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아직 없다. 접종 대상이 안 맞겠다고 할 때 맞으라고 설득할 수가 없을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 시험 때 65세 이상 고령층을 적게 참여시켜 논란이 일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 26일(현지시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젊은 층에만 접종하도록 제한적으로 승인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AFP=연합뉴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참가자가 몇 명인지 표기를 안 했다. 56~69세가 500명, 70세 이상이 220명 정도다. 65세 이상은 500명이 채 되지 않아 보인다. 효과 부분은 전체가 62%라고 나온다. 연령별 효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화이자와 모더나는 4만3000여명을 미국 인구 인종ㆍ연령ㆍ성별ㆍ비만도 등을 고려해 대표성 있게 포함했고, 연령별 효능도 공개했다”라며 “요양병원에 있는 고령층이 맞게 될 텐데 효과가 없다면 낭패”라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 데이터만 가지고는 고령층에 효과가 있다 없다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논란이 될 듯하다”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허가 심사 중인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임상시험 결과가 미흡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브라질 등에서 시행한 임상시험 결과가 제출돼서 현재 허가 심사 중이다. 고령자 대상 임상자료가 제한적인 상황에서의 고령자 투여 적절성 여부에 대해서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라며 “제출된 임상시험 결과에는 고령 시험자 수가 충분치 않아서 통계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월 중 국내에서 사용해도 될지 말지 결론이 나온다.


“항체 지속력 미지수, 2월 접종자 가을에 재접종?”
화이자ㆍ모더나 백신은 인류가 처음 만들고 접종하는 백신이다. 나머지 백신도 개발 기간이 1년 남짓 걸렸다. 이 때문에 백신으로 얻어진 항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 아무도 모른다. 일반적인 호흡기 바이러스 항체 지속력과 비슷하다면 초기에 접종한 사람은 8~9월께 항체가 약화하거나 사라질 수 있다. 우선 접종 대상자들은 독감 백신을 매년 맞아야 하는 것처럼 오는 가을 재접종을 해야 할 수도 있단 얘기다.

김윤 서울대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2월 말에 백신 접종한 사람은 4월쯤 효과가 최고조 일 테지만 6개월 이후 면역력이 없어질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천병철 교수는 “이 백신은 접종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항체가 얼마나 오래갈지 정보가 아직 없다. 다만 인플루엔자 백신이 통상 6개월간 항체가 유지되고, 호흡기 바이러스는 항체가 오래가지 않는다”라며 “그런 점을 고려하면 2월에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백신을 맞아도 항체 형성이 잘 안 되는 분이 맞게 되면 가을쯤 됐을 때 이론적으로는, 그분들의 항체가 많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런 부분을 걱정해서 지금 고령자 접종을 해선 안 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백신 효과와 이상반응, 부작용 모니터링을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천 교수는 “효과를 평가해서 만약 초기에 맞은 분들 항체가 가을쯤 약화하거나 사라졌다면 재접종도 고려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을 해서 장기면역이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일단 올해 최대한 접종을 해두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를 해야 한다. 지금 어느 나라도 백신을 통해 집단 면역을 이뤄 지역사회에서 결과물을 낸 곳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모습 AP=연합뉴스


“인구 70% 접종하면 면역 인구는 56% 추산”
접종한다고 해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 백신마다 임상시험 결과 확인된 효과가 다 다른데 어떤 백신도 효과 100%는 아니다. 김윤 교수는 “정부는 집단면역 목표를 얘기할 때 전 국민 접종 인구와 면역형성 인구를 구분해야 한다.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경우 면역 형성 효과가 95% 정도라고 밝혔다. 100명이 맞으면 95명 정도 면역을 가진다는 의미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평균 70%정도다. 얀센이나 노바백스는 정확히 얼마나 될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효능과 효과를 구분해야 하는데 효능은 임상시험 단계에서 백신이 얼마나 면역 효과가 있었는지, 효과는 실제 접종했을 때 면역 효과를 말한다. 통상 효능보다 효과가 수치가 다소 떨어진다”라며 “화이자 모더나도 발표처럼 95% 효과가 실제로 나타나긴 어렵다. 전문가들은 대략 80~85% 정도로 예상한다. 아스트라제네카까지 포함해서 평균 80% 정도 효과 낸다고 가정하면, 전 국민이 70% 접종했을 때 면역 인구는 56% 정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변이 바이러스 유행 여부도 관건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8일 접종 계획 브리핑 때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 면역의 지속기간 등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전문가 의견이 갈리고 있긴 하지만 아직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 있는 백신으로 커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윤 교수는 “전파력이 더 강하다고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집단 면역을 위한 접종 목표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
이에스더ㆍ이태윤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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