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날 동부구치소 찾은 박범계 "여러분도 우리 사회 일부"

한영혜 2021. 1.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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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임기 첫 일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찾아 격리 해제된 수용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 법무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취임 첫날인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아 구치소 수용자들에게 “여러분들도 우리 사회의 일부”라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찾아 방역 상황을 보고받고 코로나19 완치 수용자 6명을 만나 간담회를 하고 “제가 여러분을 찾아와 만난 것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수용됐다가 완치된 6명이 참석해 박 장관과 대화를 나눴다. 격리 수용 때 ‘따뜻한 밥 좀 먹게 해주세요’라며 창문 푯말을 게시한 수용자도 포함됐다.

수용자들은 “대량 확진 이후 도시락이 지급되며 급식만큼 따뜻한 밥을 먹지 못하게 됐고, 코로나19로 미각과 후각을 느끼지 못해 식사에 대한 불만이 컸다”며 “처음에는 (집단 감염 사태에) 화가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수용자들도 마스크를 쓰란 말을 따르지 않은 면도 있었고, 교도관들이 받아주며 고생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교도관들이 수용자와 맞대응하기보다는 받아주고 생사고락을 함께하니 고맙고 서로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수용자들에 앞서 구치소 간부 직원 5명과 현장 직원 8명을 각각 만났다. 박 장관은 직원들에게 “교정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어떻게 사기진작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식 지휘계통과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현장행정이 동시에 이뤄져야 제대로 된 대처가 될 수 있다”며 “여기서 바로 법무행정의 혁신이 시작된다”고 했다.

이어 박 장관은 “작고하신 외삼촌이 평생 안양교도소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 하셨다”며 “‘교정직 공무원들이 바깥에 나가서 여기 근무한다는 말을 못한다. 수용자뿐 아니라 동부구치소 직원들도 나도 여기서 죽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이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에 동부구치소 직원들은 “집단감염 확산 상황에서 수용자들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 것 같아 자괴감이 들었다”며 “수용자들이 흥분하여 침을 뱉고 기물을 파손해 신체적 위협을 느끼면서도 방역을 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고충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동부구치소를 찾아 이영희 교정본부장 등으로부터 방역 현황을 보고받았다. 그는 직원과 수용자를 각각 30분씩 만날 예정이었으나, 현장 이야기로 각각 1시간 20분간 이어졌다. 박 장관은 오후 3시 50분 구치소 방문 일정을 종료했다.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28일 첫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법무부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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