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방심(放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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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광주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일한다.
바람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 아이들이 서른 몇 번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시인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떠나간 아이들이 멀어진 게 아니라 자리를 지킨 시인만 더 멀어져버렸다.
다시 졸업 시즌이 돌아왔지만, 바이러스는 헤어짐의 순간조차 온전히 허락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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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동영상을 찍는다고
방송부 아이들이 한마디 해달란다
돌이켜 보면 솨-하는 소리도 없이
아이들은 바람처럼 왔다
가기를 서른 몇 번 매번
가까운 곳으로 소풍이라도 가듯
웃음소리들은 떠나고 나만
혼자 남는다
한자리에 가만히 있었던 나만
멀리 와버렸다
송기흥 시집 ‘햇살을 구부리다’ 중
시인은 광주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일한다. 바람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 아이들이 서른 몇 번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시인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떠나간 아이들이 멀어진 게 아니라 자리를 지킨 시인만 더 멀어져버렸다. 다시 졸업 시즌이 돌아왔지만, 바이러스는 헤어짐의 순간조차 온전히 허락하지 않고 있다. 웃음소리 한 번 곁에서 듣지 못하고, 헤어져야 하는 졸업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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