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쿨존 76곳인 광진·은평구..불법주정차 단속은 33배 차이
지난해 서울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의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가 전년도와 비교해 4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학교 앞 불법주정차 단속 사례는 18만4000건에 달했다. 여전히 불법주정차 차량이 많다는 얘기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서울시 스쿨존 사고의 28%는 도로변 불법주정차 차량 등에 가려 운전자들이 아이들을 발견하지 못해 발생했다. 서울시가 지난 1년 동안 불법주정차 단속을 강화한 이유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서 스쿨존으로 지정된 곳은 모두 1750여 곳이다. 25개 서울 자치구 가운데 스쿨존이 가장 많은 구는 노원구(121곳)다. 노원구는 스쿨존이 가장 많지만 지난해 단속 건수 순위는 5523건으로 17번째다.
단속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종로구(1만9187건)로 이 지역 스쿨존은 50곳이다. 종로구 다음으로 단속 건수가 많은 곳은 은평구(1만6043건), 양천구(1만3262건), 영등포구(1만797건), 강남구(1만144건) 순으로 조사됐다.
━
스쿨존 사고 줄었지만 불법주정차 여전
스쿨존 수와 단속 건수가 꼭 비례하지는 않았다. 광진구와 은평구는 스쿨존을 각각 76곳 두고 있지만 단속 건수는 492건, 1만6043건으로 33배 차이가 났다.
광진구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상황도 있어 과태료 부과보다 계도 중심으로 했다”며 “등하교 시간에는 교통지도원이 늘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쿨존 수가 비슷한 다른 구와 비교해 단속 건수가 많은 은평구 관계자는 “스쿨존 76곳 가운데 30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데다 앱을 통한 시민 신고가 늘어난 영향인 것 같다”며 “건수만으로 단속 실적을 평가하기에는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
유동 차량 등에 따라 구별 단속 건수 큰 차
서울시와 자치구 담당자에 따르면 유동 차량 수, 과태료 부과 혹은 계도 방침, 민원 등 각 자치구 여건에 따라 단속 건수가 달라질 수 있다. 단속 건수가 가장 많은 종로구는 지난해 5월부터 불법주정차 5분만 지나도 적발하는 등 스쿨존 집중 단속을 해왔다.
유동 차량이 많은 강남구는 계도 중심 단속으로 스쿨존을 포함한 전체 불법주정차 단속 건수가 지난해 17만4318건으로 전년도보다 39.8% 줄었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시행 이후 학교 앞 불법 노상주차장 417면을 전면 폐지하고 484대 과속단속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고강도 대책을 편 결과 지난해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상국 서울시 보행정책과장은 “학교가 있는 이면도로 가게 업주 등이 단속강화에 반발하고 일부에서 스쿨존 지정을 해제해달라는 민원도 있었지만 점차 어린이 보호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 가면서 민원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스쿨존 지정을 요청하거나 단속해달라는 민원도 있어 사회 분위기가 자리 잡을 때까지 단속을 강화하고 공영주차장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단속 강화, 공영주차장 공급 확대 방침”
서울시는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불법주정차 단속과 함께 스쿨존 이면도로에서 제한속도를 20km/h까지 낮추는 ‘서울형 스쿨존 532’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발광형 LED 표지판(스쿨존 414곳), 횡단보도 옐로카펫(125곳) 등 스쿨존임을 인지할 수 있는 시설물도 설치했다.
이 과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가 줄어들어 사고가 감소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물론 영향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시민 인식이 달라지고 지자체가 예방 대책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년전 확인한 '선거 보약'···與 또 "전국민 4차 지원금 지급"
- 하마터면 산 채로 화장될 뻔···관 속 엄마의 숨결 알아챈 딸
- 김형석 "100년 살아보니 알겠다, 절대 행복할수 없는 두 부류"
- 윤건영 “소설”이라더니···北원전 건설안, 산업부 파일에 있었다
- "정치가 검찰 덮었다" 옷 벗은 박순철 前지검장 재산 11억원
- "당직사병이 아들" 지인에도 숨겼다…秋와 달랐던 그 엄마 1년
- 실적 맞추려 폐가에 화장실…신화통신도 황당한 中 ‘위생혁명’
- '버닝썬' 호텔도 매물로···코로나에 노른자 땅도 두손 들었다
- 홈쇼핑처럼 마약 판 딜러…‘치킨·콜라’로 꼬셔 폰 비번 풀었다
- 3억 돈다발 든 비닐봉투, 엄마가 쓰레기인 줄 알고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