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뉴스진흥회 이사 선임, 정치인 반대한다"

김철관 2021. 1. 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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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

[김철관 기자]

▲ 기자회견 언론노조가 28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전국언론노조
 
전국언론노조가 <연합뉴스> 뉴스진흥회 이사장에, 모 청와대 전 홍보수석이 거론되자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영언론의 정치인 내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는 28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스진흥회 임원 선임은 독립성과 공정성이 중요하다"며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정치인의 이사장 내정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뉴스진흥회 이사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백만씨는 참여정부 시절 국정홍보처 차장과 대통령 홍보수석, 홍보특보를 지냈고, 2009년에는 국민참여당 창당에 참여해 최고위원과 대변인을 지냈던 인물"이라며 "그는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에 직접 출마했고, 이번 정권에서도 주(駐) 교황청 대사로 최근까지 공직자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능력 있고 적합하더라도 정치권 출신 인사를 공영언론과 그 감독기관의 이사로 추천해서는 안 된다"며 "지배구조는 그대로 둔 채 추천권자의 '선의'에만 기대는 인사는 언제라도 적폐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정훈 언론노조위원장은 "국기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에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부역했던 자들이 이름이 거론되는가하면, 노무현 정권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름이 이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여당, 야당, 국회, 청와대가 진행하는 이사장과 이사 선임은 어느 누구에게도 공개되지 않고 상의 없이, 추천기관에서 깜깜이로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에서는 삼성 장충기 문자에 이름을 올린 조복래 전 <연합뉴스> 상무가 이름을 올리고 있고, 박근혜 정권 시절 언론장악에 이름을 올렸던 분이 뉴스진흥회 이사로 거론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역대 뉴스통신사 이사장에 한 번도 정치인이 자리 잡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공영언론 이사진 구성시 국민이 참여하고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온 지 어언 4년이 더 지나가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시절 공영언론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냐"고 반문했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눈이 와 청와대 옆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이 그림 앞에서 언론노동자들의 가슴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며 "촛불시민혁명 광장이 바로 눈앞에 있다, 여기에서 권력의 똥개가 아니라 국민의 충견이 될 수 있도록 언론을 제자리에 돌려놓자고 그렇게 외쳤다, 그런데 지금의 행태가 말이 되냐"고 반문했다.

이어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제발 선의가 아니라 제도로 답해야 한다"며 "정치권력과 정치권은 언론에서 손을 떼라"고 피력했다.

이어 박성민 <연합뉴스> 지부장, 언론연대 김동찬 사무처장 등도 <연합뉴스> 뉴스진흥회 이사진과 이사장, 정치인 내정과 관련해 강한 비판 발언을 이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 공영언론, 공영성 훼손하는 정치인 추천 폐기하라 ▲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혁 즉각 이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이다.

'공영언론의 정치적 인사 내정이 언론개혁인가?'

KBS, YTN, 연합뉴스, EBS 등 공영언론 경영진과 이사진 교체를 앞두고 그 첫 단추인 뉴스통신진흥회(이하 진흥회) 차기 이사진 선임을 놓고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정치인이 정부 추천을 받아 차기 이사장이 될 것이란 설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보수정권의 언론장악 부역자들마저 야당 추천을 통해 이사가 될 것이란 관측이 잦아들지 않고 있어서다.

뉴스통신법 제23조에 따르면 뉴스통신진흥회는 '뉴스통신의 진흥과 공적 책임을 실현하고 연합뉴스사의 독립성 및 공정성 보장'을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굳이 법조문을 들이대지 않더라도 언론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 지금은 수인이 된 두 전직 대통령을 통해 증명된 것은 다름 아닌 '언론장악의 말로'이다. 그런데도 언론장악 시도에 협조했던 사람들을 또다시 추천하겠다는 국민의힘은 오만방자함과 파렴치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이 일궈낸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드는 현 정부마저 공영언론 경영감독기관 요직에 정치인을 낙하산으로 내리꽂는다면 누가 그것을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연합뉴스 최대주주이자 경영감독기관인 진흥회는 연합뉴스 정부 구독료 책정의 근거자료가 되는 경영평가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연합뉴스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런데 진흥회 이사장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백만 씨는 참여정부 시절 국정홍보처 차장과 대통령 홍보수석, 홍보특보를 지냈고, 2009년에는 국민참여당 창당에 참여해 최고위원과 대변인을 지냈던 인물이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에 직접 출마했고, 이번 정권에서도 駐교황청 대사로 최근까지 공직자로 활동했다.

현재 정당 소속이 아니라는 말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시민사회는 정치권이 언론계, 특히 공영언론에 손을 뻗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초지일관 지켜왔다. 아무리 능력 있고 적합하더라도 정치권 출신 인사를 공영언론과 그 감독기관의 이사로 추천해서는 안 된다. 지배구조는 그대로 둔 채 추천권자의 '선의'에만 기대는 인사는 언제라도 적폐가 될 수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알고 있다. 이미 국회의장과 집권여당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언론장악 부역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장석 전 목포 MBC 사장을 내정해 역풍에 직면한 바 있다. 해당 논란은 이 전 사장이 부위원장 내정을 자진 철회하면서 일단 진화됐지만, 청와대와 여당의 언론개혁이 법과 제도는 그대로 두고 '인사'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차제에 청와대와 민주당은 정치, 경제 권력에 휘둘리지 않는 공영언론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담아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한 공영언론과 유관기관 이사 추천 기준과 절차를 공개해야 한다.

2021년 1월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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