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성지 '게임스탑' 135% 폭등..IMF까지 압박한 공매도 재개할까?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이지효 기자 2021. 1. 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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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타깃된 게임스탑 135% 급등
다음 '게임스탑' 찾기 혈안된 美 개미
뉴욕증시 2% 급락..공매도 손실 전염
IMF "한국증시, 공매도 개재 가능하다"

[한국경제TV 이지효 기자]
# 육식개미의 반란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육식개미의 반란`으로 돼 있네요.

개미투자자를 얘기하는 것 같기는 한데,

육식이라고 하니까 뭔가 섬뜩한 느낌입니다.

<기자>

네, 사실 개미하면 먹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를 나르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개미 가운데는 어마어마한 육식성 개미도 있습니다.

먹을 것이 모자라면 살아 있는 곤충이나 개미, 지렁이, 심지어 악어 같은 척추 동물도

떼지어 공격해서 잡아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요즘 개미 투자자들이 이렇게 `육식개미`처럼 강력해지고 있어서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개미 투자자들이 육식개미가 되고 있다, 어떤 얘기인가요?

<기자>

사실 이런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 정보가 금융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미국에서는 `멍청한 돈`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공매도 전쟁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 투자자들을 이기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오프라인 게임팩 회사인 `게임스톱` 얘기입니다.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지난해 8월만 해도 주가가 4달러에 불과했죠.

하지만 행동주의 투자자인 라이언 코언이 이사진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새해 들어서 주가에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단순히 이사진에 합류한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고요?

<기자>

네. 중대한 경영의 변화가 있던 것도 아닌데

펀더멘털 수준과는 다르게 너무 오르자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수순을 밟았습니다.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도 우리처럼 평소에 공매도에 불만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레딧이라는 온라인 주식 투자 게시판에서 주가를 올리자고 단결했죠.

그러자 게임스탑의 주가는 135% 급등했고, 10거래일간 무려 1,600%가 넘게 올랐습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리고 주가가 내리면 팔아서 되갚는 투자 기법인데,

공매도 세력에 맞서 개인들이 매수 운동에 나서면서 헤지펀드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

<앵커>

미국에서는 개인 투자자를 로빈후드라고 부르잖아요, 우리는 동학개미라고 하고.

우리처럼 로빈후드들도 공매도에 대한 반발심이 컸나 봅니다.

헤지펀드들을 개미들이 이겼다, 굉장히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기자>

네. 공매도로 인한 손실은 이론상으로는 무한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게임스톱 주식을 사야됩니다.

이를 `숏 스퀴즈`라고 하는데, 일부 헤지펀드들이 숏 퀴즈에 나서면서 주가는 더 뛰었습니다.

두둑히 한몫을 챙긴 개미들은 게임스탑 외에도 공매도 잔량이 많은 종목으로 몰리고 있는데,

AMC는 한 때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거래가 제한되기도 습니다.

<앵커>

공매도 재개를 앞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많아 보입니다.

우리 개인 투자자들은 그간 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전과는 개미 투자자들의 위상이 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도 몇년 전에 셀트리온과 한미약품 등에 대한 기관과 외국인들의 공매도에 맞서

개인투자자들이 대대적인 싸움을 벌인 적이 있죠.

당시에는 공매도 잦은 증권사 탈퇴하기, 주식대여 금지 신청하기 같은 소극적인 캠페인이 전부였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였는데 이제는 월가를 견제하는 수준까지 된 거죠.

그래서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우리도 기관을 이길 수 있다" "버릇 좀 고쳐주자" 이런 얘기들이 나옵니다.

<앵커>

육식개미들이 승리했다고 하니까 반갑기는 한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우선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적인 거래가 증시 전체에 영향을 미치면서 뉴욕 증시가 급락했죠.

주식을 공매도한 헤지펀드들이 주가 폭등으로 인한 손해를 메꾸기 위해

다른 주식들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연쇄적인 하락 사태를 불러왔다는 분석입니다.

바이털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립자는

"이같은 폭등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시장 신뢰를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실적이 부진한 기업의 주가가 치솟는 것을 과열의 징후로 보는 시선들도 많습니다.

기업 가치, 즉 밸류에이션에 집중하기보다 한방을 노리는 투자 행태는

2000년대 닷컴 버블 때보다 더한 금융위기의 흔적이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우리도 3월에 공매도 재개를 하느냐, 6월로 미루느냐를 놓고 고민이 많은데요.

만약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비슷한 상황을 놓고 고민해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기자>

네.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주장하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이 동의한 상황이죠.

반면에 국제통화기금, IMF는 한국 증시에 대해 "공매도가 가능하다"고 재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공매도는 주요 금융시장의 일반적인 관행이고,

또 시장 참여자의 가격발굴 활동을 지원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과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지효 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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