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뛰어든 '한국판 마블' 전쟁..몸값 높아지는 웹툰·웹소설

김경진 2021. 1. 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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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IMF가 휩쓸고 간 한국의 노량진. 증권맨에서 고시 낭인으로 전락한 장태산은 아이를 구하다 차에 치이고, 정체불명의 노인에 의해 고2 시절로 돌아간다. 그는 생생하게 기억나는 주가 그래프와 불법 과외로 전수 받은 ‘무공’을 통해 세계적 투자의 귀재로 떠오른다.

KT의 웹소설ㆍ웹툰 전문 자회사인 스토리위즈가 IP를 보유한 김광수 작가의 웹툰 '회귀의 전설'. KT는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이런 IP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에 나선다. [사진 KT]

김광수 작가의 웹툰 ‘회귀의 전설’ 줄거리다. 이 웹툰은 KT의 새로운 콘텐트 전문회사인 ‘KT 스튜디오지니’에 의해 조만간 드라마로 만들어질 계획이다. KT는 투자ㆍ기획ㆍ제작ㆍ유통을 아우르는 콘텐트 전문 기업인 KT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다고 28일 밝혔다.

KT 스튜디오지니는 관계사인 웹소설ㆍ웹툰 유통업체인 스토리위즈를 통해 확보한 원천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콘텐트를 내놓을 계획이다. 신설 법인은 2023년까지 한해 10~20개 오리지널 콘텐트 시리즈를 제작해 KT의 인터넷TV(IP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시즌’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KT, 네이버·카카오 IP 공룡에 도전장
통신사인 KT가 ‘한국판 마블’을 목표로 네이버ㆍ카카오가 장악한 IP 콘텐트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웹툰ㆍ웹소설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면서 네이버ㆍ카카오뿐 아니라 통신사까지 ‘웹툰ㆍ웹소설→영상 콘텐트’ 사업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네이버ㆍ카카오는 웹툰ㆍ웹소설을 중심으로 최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1일 세계 1위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6억 달러(약 6500억원)에 인수했다. 왓패드는 전 세계 9000만여 명이 이용하는 웹소설 플랫폼이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하반기에만 1000억원을 들여 미국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시작으로 IP 콘텐트 기업 5곳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25일엔 웹툰ㆍ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와 드라마ㆍ영화 콘텐트를 제작하는 카카오M을 합병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출범시켰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된 웹툰·웹소설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원작 웹툰인 '경이로운 소문(카카오페이지ㆍ다음웹툰)'은 2월 중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통해 연재된다. [사진 카카오페이지]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높은 제작비에도 흥행은 장담할 수 없어 위험 부담이 큰 데 비해 웹툰과 웹소설은 제작 비용이 많지 않으면서도 광고ㆍ커머스(쇼핑) 등으로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여기에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데도 용이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이 IP를 보유한 ‘경이로운 소문’은 드라마화하면서 OCN·넷플릭스 등에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조만간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 등에서 연재될 예정이다.

웹툰·웹소설 등은 드라마·영화 등 영상뿐만 아니라 광고ㆍ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예컨대 네이버의 인기 웹툰인 ‘여신강림’은 tvN에서 드라마로 선보였다. 28일엔 네이버 ‘쇼핑 라이브’ 채널을 통해 웹툰 IP가 접목된 제품 판매에 나선다. 송재훈 네이버 쇼핑라이브 리더는 “웹툰-드라마-커머스로 이어지는 무궁무진한 IP의 변신과 팬덤의 확장, 새로운 브랜딩의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tvN의 드라마로도 방영중인 네이버 인기 웹툰 '여신강림'의 IP를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 방송. [사진 네이버]



통신사 웹툰 ‘흑역사’ 되풀이 안 되려면
세계 시장 진출과 유연한 확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만 통신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SK텔레콤(T플레이)과 KT(올레웹툰)는 2013년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흑역사’가 있다.

김창권 연구원은 “콘텐트 산업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의외성이 성공의 핵심 요건인 만큼 통신사 특유의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 벗어나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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