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비뚤어진 모정, 영화 '런'

데스크 2021. 1.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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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런'은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전작 '서치'에서 실종된 딸을 SNS를 통해 찾는 부성애 강한 아버지의 사투를 그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는 지나치고 어긋난 모성애가 만든 비극을 그린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전작 '서치'에서도 디지털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실종된 딸을 찾는 이야기를 다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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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런’은 아니쉬 차간티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전작 ‘서치’에서 실종된 딸을 SNS를 통해 찾는 부성애 강한 아버지의 사투를 그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딸을 과잉보호하는 모성애 강한 엄마를 소재로 한 서스펜스를 만들었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자극적인 장면 없이도 몰입감 넘치게 그려냈다.


이야기는 이렇다. 몸이 불편한 클로이(키에라 앨런분)는 외딴 집에서 엄마 다이앤(사라 폴슨 분)과 단둘이 살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천식, 당뇨, 하반신 마비까지 많은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엄마의 사랑과 정성으로 똑똑하고 긍정적인 아이로 성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클로이는 식탁에 놓인 장바구니에서 엄마이름의 약을 발견하고 그 약을 자신이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계기로 믿었던 모든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하고 클로이는 엄마에게 석연찮음을 느끼고 그 비밀을 파헤친다.


영화는 비뚤어진 모성애를 다루고 있다. 다이앤은 태어날 때부터 온갖 질병과 하반시 마비를 안고 태어난 클로이를 지극 정성으로 보살피고 있었지만 사실 클로이의 질병과 장애는 다이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갓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잃은 슬픔을 뒤로 하고 다이앤은 산부인과에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훔쳐 자신의 아이로 키운다. 멀쩡한 아이에게 강아지 근육 이완제를 먹여 걷지 못하게 만들고 대학 합격 통지서도 숨기며 자신의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한다. 결국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픈 딸을 보살피는 좋은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가식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영화는 지나치고 어긋난 모성애가 만든 비극을 그린다.


집착은 사랑이 아님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일방적인 집착을 혼동하고 있다. 하지만 사랑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고 집착은 자기방식대로 상대를 소유하고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엄마 다이엔은 불편한 딸을 지극 정성으로 캐어하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의 행동은 사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집착했던 것이다. 자신의 보호와 사랑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불쌍한 장애아를 돌보는 데에 만족한 것이다. 결국 이기심에 의한 집착 때문에 멀쩡한 클로이는 장애아로 살아야만 했다. 사랑은 상대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배려를 기본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디지털 온라인 서비스가 우리 생활에 얼마나 중요하고 밀접한지 새삼 깨닫게 한다.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전작 ‘서치’에서도 디지털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실종된 딸을 찾는 이야기를 다룬 바 있다. 그만큼 우리 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온라인 서비스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다리가 불편한 클로이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외부와 소통을 시도하지만 다이앤이 연결을 끊어 클로이를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한다. 영화는 우리 생활과 익숙한 서비스를 차단시킴으로 해서 생기는 불안, 공포, 단절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 ‘런’은 최근 큰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정인이 사건을 생각나게 한다. 우리는 유교적 가치관에 의해 가족간의 유대관계가 깊다. 특히 자식들에 대한 모성애는 세계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하다. 그러나 최근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양부모의 학대로 목숨을 잃은 정인이 사건은 우리 모두를 분노하게 한다. 다시 이러한 아동학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당국은 제도를 적극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영화 ‘런’은 스릴러 장르영화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삐뚤어진 모성애와 우리사회의 허술한 아동학대 예방체제에 대해 경고를 주는 작품이다.


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 film1027@naver.com

데일리안 데스크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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