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애 옆, 예쁜 애 아이즈원 원영과 민주
연말에 많은 무대를 소화하며 바쁘고 화려하게 한 해를 마무리했죠. 지난해 가장 좋았던 기억은 한창 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본가에 가서 전기장판 켜놓고 앉아서 귤 까먹던 순간이 생각나네요(웃음). 영화 속 장면처럼 기억에 남아 있어요. 훈훈하고 포근해서 귤을 손에 쥔 채로 잠들 뻔했거든요. 연말을 바쁘게 지내는 동안은 무척 뿌듯했고요. 활동하며 경험하는 순간은 제게 정말 소중해요. 어쩌면 그냥 흘러가버릴 수 있는 시간이 훗날 꺼내볼 수 있는 추억으로 기록되니까요.
일기처럼 일상에서 개인적으로 남기고 있는 기록도 있을까요 자기 전에 타이머로 10분을 맞춰놓고 그날 있었던 일이나 생각나는 것들을 노트북 메모장에 쓰곤 해요. 생각나는 것들을 주저리주저리 적는 걸 좋아해요. 15분은 길더라고요. 5분은 좀 짧고! 해보니 10분이 적당하게 느껴졌어요. 이상하게 잠이 안 오는 날, 너무 슬픈 날, 어딘가에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생긴 날, 기분이 엄청 좋아서 기억하고 싶은 날…. 이유는 그때그때 달라요.
연습생 시절부터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는 힘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죠. 그때마다 당신의 열정을 북돋우는 건 적어도 자신에게 질 수 없다는 생각요. 스스로도 어이없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제가 원래 그네를 못 탔어요. 운동신경이 없어서 발을 땅에 구르며 그네를 움직이는 걸 못했어요. 너무 타고 싶어서, 어느 날 5시간 동안 그네만 탔어요. 결국 잘 탈 수 있게 됐죠. 오기가 생겨서 해보니 되더라고요.
아이즈원으로 데뷔한 이래 자신에게 확신을 얻었던 순간은 도전적인 순간이 많았어요. 아이즈원이 고척 스카이돔에서 공연했을 때, 혼자 〈쇼! 음악중심〉 진행자가 됐을 때 등등요. 게임으로 치면 퀘스트를 하나씩 달성하는 과정처럼 느껴졌는데 해내고 나면 늘 성취감과 안도감이 왔어요. 그럴 때 스스로 어떤 확신을 느꼈던 것 같아요. ‘할 수 있어’ ‘괜찮은데?’ ‘잘하고 있는데!’ 자주 되뇌는 말이에요.
꾸준함을 유지하는 힘에 대해 말한 적 있어요. ‘꾸준함’은 민주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가요 꾸준함과 끈기는 제게 정말 중요해요. 2년 넘는 시간 동안 아이즈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도 끈기 있게 달려서 이룬 결과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열정을 잃지 않고 계속 해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오랫동안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며 꾸준히 활동한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죠. 이를테면 공효진 선배님도 그렇고요. 데뷔를 1999년에 했으니 지금까지 20년 넘게 탄탄한 커리어를 쌓으며 일한 거잖아요. 요즘 공효진 선배님께 무척 진심이에요(웃음). 드라마 〈파스타〉도 다시 처음부터 보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멤버 사이에선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보다 들어주는 타입이라죠. 누군가의 말을 경청하는 일에 능숙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낯을 많이 가리지만, 상대방의 말을 잘 들으면 사람 대 사람으로 깊은 관계를 맺을 수 있더라고요. 아이즈원 멤버들과도 마찬가지고요.
낯을 많이 가리는 당신이 〈쇼! 음악중심〉 진행자가 되면서 알게 된 자신의 새로운 면모는 프로그램 하나를 끌어가는 입장이 되니 한 회를 잘 끝낼 때마다 엄청 뿌듯해요! 낯을 많이 가리니 아티스트들 인터뷰를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거든요. 막상 해보니 저 자신이 아닌 진행자로서 누굴 인터뷰하는 건 또 다른 문제인 거예요. 생각보다 괜찮아서 새로운 저를 발견한 느낌이었어요.
〈쇼! 음악중심〉으로 ‘김민주엔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는데 엔젤이라니, 처음엔 저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귀여워서요. 그 별명을 들으면 웃음이 나요. 덕분에 긴장도 풀리고요.
최근 아이즈원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잇힝트립〉 시즌2 촬영으로 멤버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죠. 여행 파트너로 가장 잘 맞을 것 같은 멤버는 은비 언니요. 둘 다 너무 바쁘지 않은 여행을 추구하는 편인 데다, 언니와 함께 평소 여기저기 다닌 경험이 많아서 가장 편할 것 같아요. 또 원영이는 먹을 것에 진심이거든요. 맛집을 정말 잘 알아요. 같이 여행 가면 유명 먹거리는 빠짐없이 다 먹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신의 행복과 건강을 챙기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은 요즘 드디어 비타민을 먹기 시작했어요! 쉬는 날에는 제가 좋아하는 것만 하며 보내려고요. 방에서 제 반경에 좋아하는 모든 걸 할 수 있게 노트북, 빔 프로젝터 리모컨, 책, 기타 등을 늘어놓고 시간 보내는 걸 가장 좋아해요.
더욱 행복하고 건강해지길 바라며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선물을 하나 생각해 볼까요 일본어 레슨과 운전면허 따기요. 막연히 올해 위시리스트로 생각한 것들이에요. 일본인 멤버들의 한국어 실력이 엄청나게 늘어서 요즘은 거의 한국어로 대화하거든요. 일본어 연습이 더 필요해요(웃음). 조만간 며칠 연이어 쉴 수 있는 휴가가 있는데, 그때 2021년 목표를 다시 세워보려 해요. 기대가 됩니다! 저의 신년 목표.
15세에 데뷔한 만큼 ‘최연소’ 기록을 많이 세웠을 거예요. 본인의 나이를 의식할 때가 있나요 타고난 성격 덕분인지 ‘최연소’ 수식어에 부담을 느낀 적은 없어요. 오히려 뿌듯한 마음이 더 커요. 10대 시절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매우 의미 있고 감사해할 일이라고 생각해서요.
‘모태 아이돌’이라고 불리는 이유에는 무대 위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타고난 대범함도 한몫해요 저를 그렇게 봐주는 분이 많다는 걸 데뷔 이후에 알았어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항상 저한테 “너 어디에서 살다가 나왔지?”라고 했는데 엄마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니더라고요(웃음).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려 하다 보니 제 나이에 맞는 행동이 튀어나올 때도 있지만요.
그래도 ‘언니’보다는 ‘막내’가 더 좋을까요 평생 막내만 하고 싶을 정도예요! 사랑받는 느낌도 좋고, 멤버 언니들도 조금 더 이해해 주는 측면이 있거든요. 물론 제가 참아야 하는 순간도 있죠. 하지만 그건 언니들도 마찬가지고, 서로 양보하고 맞춰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얼마 전 눈이 펑펑 내렸던 날에는 무엇을 했는지 하필 저만 다른 연습 스케줄이 있는 날이었어요. 눈을 참 좋아하는데, 평소 30분이면 가던 거리를 3시간 넘게 차 안에 갇혀 보내니 그 상황이 야속하더라고요. 언니들이 눈사람 만들고 장난치는 사진을 보내줬는데 너무 부러웠어요.
싹쓰리의 ‘다시 여기 바닷가’를 비롯해 연말연시 시상식 스페셜 무대에도 많이 올랐어요 연습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또 배우는 게 있었어요. 아이즈원 멤버가 아닌 다른 사람들과 맞춰가는 재미도 있고, 저희 곡이 아닌 새로운 곡을 연습한다는 것 자체에서 환기되는 새로움이 있더라고요.
팬들을 위해 소녀시대의 ‘그 여름’을 커버해 선보이기도 했어요. 2004년생인 원영이 처음 들은 소녀시대 노래는 유치원생 때 ‘Run, Devil Run’을 정말 좋아했어요. 컴퓨터로 노래를 틀어두고 거울을 보며 막춤을 따라 추던 게 떠올라요. 부모님 앞에서 재롱을 부리고, 마냥 춤추는 걸 좋아했던 시기죠.
바쁜 활동 중 건강을 챙기는 방법은 하루에 제가 먹어야 하는 단백질 양을 꼭 체크해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야말로 진짜 일상의 ‘소확행’이라고 생각해요. 오늘은 과일 컵에 들어 있던 키위가 정말 맛있었어요!
2018년 10월 데뷔 이후 두 장의 정규 앨범을 내며 열심히 달려왔어요. 돌아보면 어떤지 활동을 하며 느낀 감정들은 제 자신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뭔가를 하나 마쳤을 때 스스로 격려하는 편이에요. 오늘도 제게 ‘아휴, 잘했다!’라고 해주고 싶네요.
데뷔하고 나서 자신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사람들 앞에 서는 걸 좋아한다는 것! 연습 과정 자체를 좋아하는 멤버도 있는데, 저는 안무를 배울 때도 완벽하게 끝내고 팬들에게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커요. 콘서트나 무대의 현장감이 그래서 많이 그립죠.
자신의 성장을 가장 크게 느낀 때는 흘러가는 대로 생활하는 편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스케줄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랐어요. 바쁜 중에도 내가 뭘 해야 할지 알아야 더 능동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브이라이브에서 고민상담소를 열었던데 팬은 항상 저를 걱정하고 생각해주는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고민을 들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이야기를 듣고 내가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게 기쁘더라고요.
‘센터’ ‘킬링파트’라는 수식어는 원영에게 어떤 의미일지 제 파트를 킬링파트라고 봐주시는 시선에 감사하죠. 그냥 휙 지나가는 파트라 해도 항상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포인트를 주려고 노력하거든요. 이번 타이틀곡인 ‘Panorama’의 마지막 부분도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워요.
〈클루리스〉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요. 미국에서 10대를 보냈다면 어땠을까요 데뷔 전에 정말 진지하게 유학을 고려한 적도 있어요. 미국 학교로 여름 캠프를 다녀온 적 있는데, 그때의 경험이 너무 좋았거든요. 체육시간에 다 함께 수영장도 가고, 방과 후에는 치어리딩도 하던 그때의 기억과 비슷한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함께 학원물 드라마에 출연하면 좋을 것 같은 멤버로 민주를 꼽았는데, 각각 어떤 역할이 될까요 음, 제가 반장, 민주 언니가 전학생인 건 어떨까요? 반장으로서 ‘솔선수범’해서 전학생인 언니가 반 아이들과 친해지도록 잘 챙겨주는 거죠.
〈잇힝트립〉 시즌2가 방영 중이에요. 국내 여행의 묘미를 느꼈는지 이번에는 여수를, 시즌1에서는 속초를 다녀왔는데 그게 제 생애 첫 국내 여행이었어요. 너무 좋아서 제 ‘진두지휘’하에 가족들과 함께 속초를 또 다녀왔답니다.
‘솔선수범’도 하고 ‘진두지휘’도 하는군요(웃음). ‘지나간 일은 후회하지 말자’는 말을 좋아한다고요 가끔 실수하더라도 훌훌 털어버리고 잊으려 해요. 과거에 묶여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일부러 더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이런 태도가 제게는 도움이 되더라고요.
‘Sequence’ 가사처럼 원영에게 ‘알아도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떻게 보면 뻔한 말이지만 항상 제게 위로와 동기부여가 되는 말이 있어요. ‘항상 잘하고 있다’ 그리고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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