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또 나왔다 돔구장 건설 공약, 이마트는 다를까

배중현 2021. 1. 2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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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SK행복드림구장 전경. 세계 최고 수준의 전광판 '빅보드'의 모습도 함께 보인다. IS포토

SK와이번스를 깜짝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KBO리그에 화두를 던졌다. 바로 돔구장 건설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1352억8000만원에 인수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장기적으로 돔구장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26일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인천 경제자유구역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를 건설 중이다. 전체 부지 16만 5000㎡(4만9913평)에 문화·위락·레저공간을 포함할 예정인데, 돔구장을 연계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있다. 지난 4월 받은 건축허가 용도에 '운동시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신빙성을 더한다. 더욱이 신세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 경제가 침체한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야구단을 인수했다. 그만큼 적극적이다.

2023년 준공 예정인 스타필드 청라 조감도. 신세계그룹 제공

야구계 안팎에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돔구장 건설은 신생팀 창단이나 지방선거 때마다 나오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었다. KBO리그 막내 구단인 KT도 마찬가지. KT는 2013년 1월 부영그룹과 경쟁 끝에 KBO리그 10번째 구단으로 확정됐을 때 야구발전기금 200억원 집행, 실업 야구단 6개 창단, 그리고 돔구장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시 서수원권에 5000억원을 투자해 4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2020년쯤 완공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첫 삽도 뜨지 못했다.

돔구장 건설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야구장보다 공사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건설 기간도 길다. 국내 유일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착공 6년여 만인 2015년 9월 완공됐다. 공사 비용만 약 2400억원이 소요됐다. 개방형 야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2012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3년 2개월 만인 2016년 2월 준공됐다. 건설에 들어간 비용은 1600억원 정도로 고척스카이돔의 ⅔ 수준. 그만큼 돔구장 건설엔 어려움이 따른다. 리모델링이 필요한 부산 사직야구장은 선거철만 되면 돔구장 신축 얘기가 흘러나오지만 수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SK와이번스의 홈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인천시와 2023년까지 임대 계약이 돼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나더라도 인천시와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청라 지역에 야구장을 건설한다면 인천시 입장에선 기존 구장을 어떻게 사용할지 난감할 수밖에 없다. 기존 시설이 자칫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의 시설 상태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약 70억원을 투자해 만든 세계 최대 규모 전광판 '빅보드'까지 갖춘 괜찮은 구장이다. '빅보드'는 가로 63m, 세로 18m, 총면적 1138.75㎡에 달한다. 대각선 길이가 2580인치(65.53m)로 농구코트 3개를 붙여 놓은 크기. 화질은 최고 수준인 4K UHD이다.

모두 폐점한 27일 고척스카이돔 지하 상가의 모습. 배중현 기자

'스타필드 청라'와 돔구장을 연계하는 방법에 대한 기대감도 꽤 있다. 고척스카이돔은 서울에 건설했지만,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 불편함이 따른다. 인근에 위락시설도 부족하다. 고척스카이돔 지하상가는 여러 가지 문제로 모두 폐점한 상태. 경기가 없는 날에는 굳이 구장을 방문할 이유가 없다. 1년 중 홈경기가 72경기(포스트시즌 제외) 열린다는 걸 고려하면 야구장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성은 한계가 명확하다.

그런데 복합쇼핑몰과 돔구장을 연결하면 말이 달라진다. 주차난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1년 내내 유동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홈구장인 나고야돔이 대표적이다. 나고야돔은 바로 옆에 대형마트 이온몰이 있어 경기가 없더라도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야구와 마트의 결합은 신세계 이마트가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청사진 중 하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신세계가 돔구장 건설을 시도한다면 야구단 운영 개념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돔구장을 짓고 위락시설이나 호텔이 함께 들어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게 정용진 회장의 생각 아니겠냐"며 "인천은 국제공항이 있는 지역이다. 돔구장에선 공연도 가능한데 케이팝 공연이 열리면 대중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 야구단 운영은 적자를 피하기 힘든 구조지만, 흑자 구조로 가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 획기적이다. 후발주자인 신세계가 KBO리그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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