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성실한 인재.. 학교가 길러내고, 그런 학교 교회가 세워야

2021. 1. 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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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시대 이제는 문화전도다] 창의적 목회 <5>
당진 동일교회가 2017년 3월 충남 당진 정미면에 개교한 시내산중고등학교 전경. ‘세상이 흔들 수 없는 인재가 되자’는 표어 아래 영성과 실력을 갖춘 기독교 인재를 육성한다.


코로나19 상황은 사회 전반의 틀을 급진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기본적인 사회시스템이 거침없이 무너졌고 사람들의 고정관념도 흔들렸다.

그동안 공교육만큼은 전 국민이 인정하는 절대적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비대면 수업이 일상이 됐다.

많은 크리스천 학부모가 공교육에 비정상적이고 비기독교적인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정면으로 대적하는 것이다. 편향된 젠더 교육을 하다 보니 동성 간 성행위를 당연시한다.

하나님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일은 사회적 문제로 그치지 않고 심각한 재앙을 불어 일으킨다. 광야 시대에 미리암과 고라 자손의 반란은 모세를 향해 일어난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님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다. 하나님은 어떤 사건보다 즉각적으로 이 문제에 반응하셨고 심판하셨다.(민 16:30~33) 하나님의 권위를 흔드는 세력이 온전했던 역사는 없다.

인권이란 이름의 심각한 영적 도전이 학교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하나님을 멸시하는 것을 공공연하게 가르친다. 이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매주 1~2시간 허술하게 주일학교 교육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교육패턴은 통계적으로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교회는 매주 실패한 교육을 창의력 없게 고집하고 있다.

많은 분이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방편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교회가 공교육 밖에서 자녀를 가르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미국은 청교도정신으로 세워진 나라다. 그들은 200여년간 가정과 교회에서 교육을 전담했다. 가정에선 기독교 핵심교리와 직업에 필요한 읽고 쓰는 능력을 가르칠 책임이 있었다. 교육 목표는 기독교 신앙을 전수해 신앙적으로 헌신된 사람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서 성경을 읽어주고 실생활에 적용하도록 지도했다. 가정에서 부모의 일을 도우면서 책임감을 배웠다. 그 후 교회나 지역사회의 노력으로 학교가 점점 세워지기 시작했다.

18세기 중엽부터 미국 전역에 학교가 세워졌다. 그러나 1830년대 유럽의 세속주의 사상이 미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시민권과 인권을 강조하면서 학교에서 신앙교육이 점점 사라져갔다. 1852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처음으로 의무교육법이 만들어졌다. 정부로 자녀교육 권한이 넘어가기 시작한 신호탄이었다. 인본주의와 세속적인 사상 아래 교육이 진행됐다.

1950년대 미국 교육은 좌파 사상이 지배하기 시작한다. 60년대 들어서서 학교에서 기도와 성경이 사라졌다. 놀란 부모들이 자녀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우기 위해 홈스쿨링 운동을 시작했다.

수학교사인 존 홀트는 학교가 교육이라는 상품을 파는 곳으로 봤다. 점수에 따라 승자와 패자를 가르고 정답을 외우게 하고 자기주도적 학습권을 빼앗고 사회계급을 유지해주는 기능을 하는 곳이라 평가했다. 그는 어린이가 가정에서 실제 생활을 경험할 때 가장 잘 학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탈학교 운동을 전개했다.

미국의 교육역사를 꺼낸 이유가 있다. 제도권에 묶여 잘못된 교육으로 멍들어가는 자녀를 교회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당진 동일교회는 몇 년 전 폐교를 인수해 중고등 대안학교를 설립했다.

시작은 이렇다. 뜻있는 학부모들이 ‘공교육에 아이를 그만 보내면 안 되겠나. 학교 교육은 도저히 못 믿겠다’며 찾아왔다. 그분들이 앞장서서 해 보도록 했다. 자발적 도전보다 더 강한 동기부여는 없다. 10여명의 부모가 아이들을 교회로 데리고 왔다.

아무런 준비도 없었다. 아이들을 6개월 가까이 놀게 했다. 공 하나로 종일 땀을 뻘뻘 흘리며 놀던 아이들이 어느 날 찾아왔다.

“목사님, 우리 언제까지 놀아야 해요?” “왜.” “공부 좀 해야겠는데요.” “아니, 하지 마. 더 놀아.” “아니에요. 공부를 해야겠어요. 불안해서 그래요.” “뭐가 불안한데.” “이렇게 놀기만 하면 저희가 뭐가 되냐고요.”

아이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노는 게 그렇게 좋다던 아이들이었다. 예배 외에는 방치하듯 놀고 싶을 때까지 놀게 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걱정하고 있었다. 청소년 도서를 왕창 사서 읽고 싶은대로 골라 읽도록 했다. 어느 날 TV를 설치해 줬는데 EBS 교육방송으로 수학 강의를 듣는 게 아닌가. 그렇게 시작된 대안학교는 몇 년 후 특색 있는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시내산중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놀고 스스로 공부한다. 물론 모든 예배에 참석한다. 부모조차 포기했던 아이들이 그 안에 머물면서 자신도 모르게 변화된다. 믿음 좋은 선생님이 신앙 안에서 사랑으로 품어주고 어울리다 보니 아이들이 행복해한다.

나는 이런 형태의 대안학교가 전국 교회에 세워지는 날이 속히 오길 기도하고 있다. 진정한 신앙인, 참된 인격체, 정직하고 성실하며 믿을 만한 인재를 길러내는 학교는 교회에서 세워야 한다. 10대 때 뿌리내린 신앙은 평생 간다는 사실을 믿기에 오늘도 이 일을 한다.

이수훈 당진 동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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