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빼주고 간식사러 활보" 115명 집단감염 통제 못한 당국

진창일 2021. 1. 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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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통제 없는 사이 확진자들 건물 바깥 출입

115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TCS 국제학교의 감염자 중 일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격리 장소를 벗어난 사례가 확인돼 인근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주차된 차 빼고 간식 사려고…

27일까지 115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광주광역시 광산구 TCS 국제학교 학생들이 생활치료센터로 입소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7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TCS 국제학교 건물 내에 임시 격리 중이던 학생과 관계자 등 확진자 일부가 지난 26일 오후 9시 30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에도 격리 장소를 이탈했다.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은 이날 광산구 TCS 국제학교를 찾아 취재진 앞에서 “이날 오전 국제학교 관련 확진자가 주차된 차를 빼달라는 연락을 받고 바깥을 나갔고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학생들도 간식을 사러 외부를 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방역당국 직원의 통제가 없는 사이 확진자가 건물 바깥을 출입하는 모습이 주민과 취재진에게 포착된 뒤 논란이 퍼지자 김 구청장이 직접 관련 사안을 설명한 것이다.


“마스크 쓴 아이들 물건 사러 와”

27일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밝힌 시민이 109명의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TCS 국제학교에 달걀을 던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TCS 국제학교 주변 상인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확진자 외출로 실제 접촉자로 분류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접촉자로 분류됐다는 통보를 받은 한 상가 업주는 “하루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TCS 국제학교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가게에 찾아와 물건을 사갔다”며 “그것 때문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산구청은 TCS 국제학교 학생과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전수검사를 받고 난 뒤 자가격리 의무를 지키는지 파악하질 못하고 있다. 집단감염 결과가 나온 뒤에야 직원들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TCS 국제학교 감염자들이 기존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서 의무적 검사를 받은 것이 아니라 선제 전수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검체 뒤 지켜야 할 자가격리 의무 등 방역수칙을 강제하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뒤인 지난 26일 오후 10시께 폴리스 라인이 세워져, 그 전에는 통제가 안 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방에서 최대 11명 집단생활

27일까지 10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광역시 광산구 TCS 국제학교 출입문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방역당국은 이날 천안 아산과 나주에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109명의 확진자 이송을 마친 뒤 국제학교 시설을 폐쇄했다. 역학조사 결과 광산구 TCS 국제학교 학생들은 광산구 장덕동 원룸 14개, 광산구 진곡산단 원룸 7개를 숙소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에 따르면 집단감염이 확인된 다른 비인가 교육시설과 마찬가지로 한방에서 다수의 학생이 집단생활을 했다. 6세부터 10대까지의 어린 학생들은 방마다 3~6명이 머물렀고, 최대 11명까지 함께 한방에서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 방역당국은 학생과 교사 등을 상대로 한 개인별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감염원을 추적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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