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혈관까지 지켜준다

전혜영 헬스조선 기자 2021. 1.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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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절감 효과도
나무는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해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을 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무는 우리에게 많은 이로움을 가져다준다. 거주지 주변에 푸른 녹지가 많을수록 건강하다는 것도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공기 중의 유해물질을 흡착하고, 운동을 장려하며, 마음까지 평화롭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집 주변의 녹지가 혈관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까지 나왔다. 전문가들은 집 주변에 녹지가 없다면 퇴근 후나 주말에라도 시간을 내 녹지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실 것을 권한다.

◇ 집 주변 녹지 여부, 심혈관질환 발병 결정한다

미국 루이빌대 연구팀은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을 지닌 성인 7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의 거주지 반경 1km 내 녹지 비율과 혈관 건강 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 주변에 녹지 공간이 많을수록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낮으며 혈압도 잘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나무가 대기오염 물질을 흡착하는 데다, 주변에 나무가 많을수록 산책이나 운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 및 순환기 생리학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대기오염 물질은 혈관 건강에 '직격타'나 다름없다. 서울시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는 "호흡기로 들어온 대기오염 물질은 폐포의 미세혈관을 통해 혈관 내부로 침투할 수 있다"며 "이는 혈전이나 염증 반응을 일으켜 혈관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기오염 물질 흡입으로 호흡기질환이 악화되는 것도 문제다. 김학령 교수는 "호흡기질환이 악화돼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심장에 압박을 준다"며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스트레스 호르몬도 많이 분비될 수 있는데, 이것 또한 혈관 건강에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민경복 교수팀이 한국인 2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1인당 녹지 공간이 적은 지역에 사는 사람은 녹지가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고지혈증 치료를 받을 위험이 1.4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 미세먼지도 대신 가져가

녹지에서 숨을 쉬면 상쾌한 느낌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이 아니다. 나무 등 식물은 산소를 얻기 위해 '기공'을 사용하는데, 이때 기공을 통해 산소뿐 아니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까지 함께 흡수한다. 흡수된 오염물질은 뿌리로 이동해 미생물의 영양 공급원으로 쓰여 사라진다. 주변에 나무가 많을수록 사람이 흡입하는 오염물질의 양은 줄어든다. 잎의 표면적이 넓거나, 털이 있는 식물들이 '공기정화 식물'로 유명한 이유다. 작은 식물은 강력한 공기정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큰 나무가 빼곡히 자리 잡은 녹지라면 결과는 달라진다.

푸른색의 녹지는 스트레스 완화 효과도 가져온다. 영국 플리머스대 연구팀이 14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자연 노출 정도와 갈망 등 부정적인 감정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25% 이상의 녹색 공간을 포함하는 주거지에 거주하거나 공용 녹지 공간에 자주 방문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술·담배·해로운 음식을 원하는 강도와 빈도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적었다. 연구팀은 녹지 공간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추측했다. 스트레스 해소는 심혈관질환 예방에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 직접 녹지 찾는 것도 도움, 미세먼지 수치도 확인을

집 주변에 녹지가 없다고 해서 이사를 갈 수도 없는 노릇, 혈관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주말에라도 시간을 내 등산을 하거나 공원을 찾는 것이다. 외출할 때 마스크 착용도 필수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상시 마스크 착용으로 미세먼지에 안심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심혈관 건강이 걱정된다면 오염물질을 최대한 걸러낼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KF80, KF94 등 문자에서 KF는 'Korea Filter', 뒤의 숫자는 미세먼지 차단율을 의미한다. 평소 호흡기질환이 있어 숨쉬기가 어려운 사람이 아니라면 숫자가 높은 것을 사용하는 게 가장 좋다.

대기오염이 걱정되고, 창문 근처에 나무가 없더라도 환기는 해줘야 한다. 환기하지 않으면 오히려 실내에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하이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유해물질이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는 하루 3번, 10분 정도가 적당하다. 환기 후에 분무기로 공중에 물을 뿌리면 먼지가 바닥에 가라앉는다. 이때 걸레로 먼지를 닦아주면 미세먼지 걱정을 줄이며 환기할 수 있다. 진공청소기는 오히려 먼지를 흩뿌릴 수 있어 가급적 걸레를 이용하는 게 좋다. 김학령 교수는 "혈관 건강을 지키기 위해 미세먼지, 오존 수치가 높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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