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달랠 '창작산실 무용 신작' 몰려온다
박민지 2021. 1. 27. 16:42
▲고요한 순환 ▲그런데 사과는 왜 까먹었습니까? ▲두 개의 혀 ▲돌.. 총 4편
네이버TV 동시 생중계 지원
네이버TV 동시 생중계 지원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무용 네 작품이 예열을 마쳤다. ‘고요한 순환’(무용단Altimeets), ‘그런데 사과는 왜 까먹었습니까?’(YJK댄스프로젝트), ‘두 개의 혀’(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 ‘돌’(휴먼스탕스)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공통점은 가치와 철학을 바탕으로 무대에 담론을 형성하고, 상징적인 오브제를 활용해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모든 작품은 네이버TV에서 생중계한다. 총 8편 중 나머지 4편은 지난해 12월부터 초연을 마쳤다.
무용단 Altimeets의 ‘고요한 순환’
이 작품에는 안무가 전성재가 2011년부터 선보인 주제인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정신이 묻어 있다. 수레바퀴처럼 도는 삶과 죽음의 굴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를 윤회적 관점으로 풀어낸다. 전성재는 삶의 시작은 탄생이 아닌 소멸로 보고, 야수적 기질과 사회적 규범 속에서 학습된 내면적 갈등을 표현한다. 전성재는 “인간사는 가까이 들여다보면 치열하고 복잡하지만 멀리서 보면 ‘고요한 순환’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삶의 단계를 따라 나아가는 인간의 군상을 시각적으로 다채롭게 그려내기 위해 드로잉 퍼포먼스, 영상, 라이브 연주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2월 6~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네이버TV 6일).
YJK댄스프로젝트의 ‘그런데 사과는 왜 까먹었습니까?’
인류사 중요한 사건에 등장하는 ‘사과’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만유인력을 알려준 뉴턴의 사과, 스마트폰의 시대를 연 기업 ‘애플’까지. 안무가 김윤정은 사과가 인류의 시작부터 필요악처럼 있는 알고리즘을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한 거대한 알고리즘 속에서 인류의 호기심과 새로운 발견, 탐구의 순간마다 상징적으로 자리한 ‘사과’를 몸으로 조명한다. 작품은 아담과 이브가 사과를 베어 물자 인간의 운명이 바뀌었던 것처럼 현대의 인간도 스마트폰이라는 달콤한 사과를 베어 물었고, 이에 따른 형벌을 받고 있다고 전제한다. 알고리즘이 끌고 가고 있는 인터넷 세상에서 우리는 진짜 자신과 소통하고 있는지, 진정한 의미의 행복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김윤정 안무가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저서, 다큐멘터리, AI(인공지능)의 답변에서 찾은 이야기를 움직임으로 만들어냈다. 이 작품에 참여한 댄서 팝핀현준이 어떤 시너지를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2월 19~21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네이버TV 20일).
다크서클즈 컨템포러리 댄스 ‘두 개의 혀 – A Double Tongue’
안무가 조윤상은 욕망이 강해질수록 두꺼워지는 가면 이면엔 숨죽여 우는 자아와 희미해지는 물음표가 있다고 말한다. 광대는 기대를 충족시키려 화장을 덧칠하지만, 결국 스스로가 만들어낸 페르소나(칼 융의 심리학 이론)로 자아를 잃어간다. 이 작품은 드러냄과 보여짐에 중독된 사회에서 페르소나의 폭주로 내면의 균형이 무너지고, 자아를 상실한 채 서서히 광대로 전락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발레 움직임에 현대적인 감각과 직관적인 메시지를 더해 짜임새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2월 19~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네이버TV 21일).
휴먼스탕스의 ‘돌’
이 작품은 삶의 끝에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을 둘러싼 이치와 흐름을 풀어낸다. 안무가 조재혁은 잎이 피고 지듯 삶은 자연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을 하나의 돌로 형상화하고, 그 삶의 철학을 돌에 담아 전달한다. 무대 위 무용수는 하나의 돌을 상징한다. 조재혁은 존재에 대한 끝없는 물음에서 ‘돌과 삶은 손에 쥐려니 무거운 것이지 놓으면 한없이 가벼운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런 메시지를 한국무용의 특징을 살린 현대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조명을 활용해 여러 돌의 질감을 구현할 예정이며 포스트 록 밴드 잠비나이의 멤버 이일우가 작곡을 맡아 국악기와 록사운드를 결합한 독창적인 음악으로 무대에 완성도를 더한다. 2월 27~28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네이버TV 28일).
2008년 시작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기획→쇼케이스(무대화)→본 공연) 연간 지원을 통해 우수 창작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대표적인 지원사업이다. 지난해까지 총 206개 작품 초연 무대를 지원했다. 올해는 5개 장르(연극, 무용, 전통예술, 창작뮤지컬, 창작오페라) 총 21개 선정작을 초연으로 선보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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