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명예의 전당 또 불발된 실링 "차라리 후보 빼줘"

8년 만에 후보 전원 기준 미달
실링 최다 득표했지만 16표 부족

보스턴 레드삭스 투수 커트 실링이 현역 마지막 시즌인 2007년 10월 26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가진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이 8년 만에 헌액자를 찾지 못했다. 배리 본즈와 커트 실링, 로저 클레멘스의 9번째 입성 도전은 기준 미달로 다시 불발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27일(한국시간) “올해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으로 헌액된 후보가 없다”고 밝혔다. 후보 25명 가운데 커트 실링이 가장 많은 득표율 71.1%(285표)를 기록했지만, 헌액 기준 75%에 도달하지 못했다. 16표가 부족했다.

실링은 만 38세였던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발목 부상을 견디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전설의 우완 투수다. 수술부위의 피가 양말을 적실 만큼 월드시리즈에서 역투해 보스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지만, 2007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뒤 과격한 언행으로 논란을 자초했다.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은 10차례만 주어진다. 올해까지 9차례 도전한 실링에게 남은 기회는 2022년 투표뿐이다. 실링은 이날 투표 결과를 확인한 뒤 “차라리 나를 후보 명단에서 제외하라”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강타자였지만 스테로이드 복용 사실이 확인된 본즈, 마운드의 ‘로켓맨’으로 불렸지만 도핑 의심을 받은 클레멘스도 실링처럼 명예의 전당 입성 9번째 도전이 좌절됐다. 본즈는 61.8%(248표), 클레멘스는 61.6%(247표)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명예의 전당 후보 전원 탈락은 통산 9번째로, 2013년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오는 7월로 예정된 헌액식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년을 기다린 지난해 헌액자 데릭 지터와 래리 워커가 참석한다. 올해 헌액자를 찾지 못해 반쪽짜리 행사가 불가피해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