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은행권 올해는 '여풍당당'.."유리천장 아직도 높아"

이광호 2021. 1. 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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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능력있는 여성들의 돌풍이 두드러졌다.

은행들은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우수인력을 주요 보직에 등용하는 등 여성리더 육성의지를 나타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미래 조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직전 인사에 이어 육아휴직 직원도 승진시키는 등 일관된 여성 인재 육성 전략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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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과장급 승진자 女비중 3년평균 대비 10%P↑
특정분야 한정 '지속적 제도 개선·문화 혁신' 필요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국내 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능력있는 여성들의 돌풍이 두드러졌다. 은행들은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우수인력을 주요 보직에 등용하는 등 여성리더 육성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특정분야에 한정돼 ‘유리천장’을 깨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이고 경직된 은행의 기업문화를 벗어나기 위해선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전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단행한 정기인사에서 여성 인재가 승진하고 주요 부서로 대거 이동했다. 과장급 승진자 중 여성 비중은 42%로 과거 3년 평균 대비 10%포인트 확대됐다. 앞서 지난 22일 실시한 종합업적평가 특별승진에서도 승진자 9명 중 7명이 여성이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미래 조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직전 인사에 이어 육아휴직 직원도 승진시키는 등 일관된 여성 인재 육성 전략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2명의 여성 부행장을 선임한 데 이어 역대 최대 여성 지점장을 배출했다.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여성 지점장은 전체 77명 중 23명이 승진했다. 여성 승진자 규모는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지점장 승진자 가운데 여성이 30%를 차지한 것은 은행 특유의 보수적인 문화를 감안했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앞으로도 ‘공정과 포용 인사’를 바탕으로 인사의 객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올해 본격적인 ‘혁신경영’의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여성 전문 인력을 영입, 그룹장으로 앉혔다. 금융소비자보호 기능 강화를 위해 신설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의 책임자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 변호사 출신에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국 이사 등을 거친 이인영씨를 선임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올해 승진자 22명 중 6명(부서장 2명, 팀장 4명 등)을 여성 관리자로 뽑았다. 수은은 여성 관리자 육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단 계획이다.

은행권이 올해 고위직에 여성 인사를 늘렸지만 특정분야에 한정돼 있고 타 업종 대비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출산과 육아휴직 등으로 승진의 기회를 쉽사리 잃어버리고 희망 퇴직 시즌만 되면 주요 대상자로 지목되는 등 기회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여성 임원 비율은 5%에도 못미치고 있다"며 "보수적인 은행에서 여성 리더십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외에도 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금융권의 여성 유리천장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고위직급에 여성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관리직 여성 비율 목표제, 여성임원할당제 도입 등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출산과 육아가 여성의 경력단절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 사회적 지위조차 저평가 되고 있다"며 "여성들이 이 같은 구조에서 벗어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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