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업계, 잇따른 '탄소중립' 선언

박지환 2021. 1. 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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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회계업계의 탄소중립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업종 특성상 제조업 등의 산업에 비해 탄소 배출량은 적지만 탈(脫)탄소화가 세계 경제의 메가트렌드가 된 만큼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일·안진·삼정 등을 시작으로 최근 한영까지 국내 대형 회계법인은 탄소중립 선언에 모두 동참하고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해 120여개 국가는 탄소중립을 선언했거나 추진 중이다. 탄소중립은 기업이나 개인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시키는 정책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동일하게 조정해 이산화탄소 총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기후적응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한국은 '2050 탄소중립'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계업계는 대부분 2050년보다 20년 빠른 2030년을 목표 달성 시기로 정하고 있다. 또 'RE100' 가입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도 늘릴 계획이다. RE100은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으로 구글과 애플 등 28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실행 계획도 구체적이다. 국내 회계법인 중 처음으로 탄소제로 이행을 선언한 삼일회계법인은 운영중인 법인 차량을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 등으로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 업무용 이동거리를 줄이기 위해 지역별 위성오피스도 운영하기로 했다. 더불어 지금까지 진행해 온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도 빠르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중현 삼일회계법인 넷제로 리더는 "회계투명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한 핵심 어젠다들이 회계법인과 연결돼 있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솔루션을 공유해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회계법인은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출장을 50% 수준으로 줄이는 한편 협력업체의 2/3가 탄소 감축 목표를 채택할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탄소 감축을 위한 기업가정신에 기반한 솔루션도 도입할 예정이다. 안진 회계법인 관계자는 "딜로이트만의 목표가 아닌, 협력업체와 함께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후변화와 같은 메가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삼정회계법인은 KPMG 글로벌 차원에서 사내 전문가들을 투입해 상향식 목표 설정이 가능한 탄소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모델은 탄소 배출의 경로와 영향, 산업별 정책 변화가 온실가스 배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특히 탄소공개 프로젝트(CDP)와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측정 및 보고함으로써 목표에 대한 진행 상황을 추적·관리할 계획이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KPMG 글로벌 차원에서 유네스코(UNESCO) 등 파트너십을 통해 학습 위기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도울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향한 기업 고객의 ESG 의제 수립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회계법인의 경우 업계 보다 5년 이상 빠른 2025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업계 최초로 탄소중립을 넘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사무실 전력 사용량을 줄이고, 기타 전력 수요를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해 2025년까지 RE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EY에 물품을 공급하는 거래처 중 75%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탄소저감목표(SBT)를 수립하도록 요구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임직원이 업무 수행때 배출하는 탄소 양을 직접 계산하고 줄일 수 있도록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도입할 예정이다. 박용근 EY한영 대표는 "ESG가 중시되는 시대에 '선언적'인 행동보다는 실질적 성과를 지향하는 업계의 모범적인 기업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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