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블로킹' 이다영, '국대 주전세터'의 위용

양형석 입력 2021. 1. 27. 09:15 수정 2021. 1. 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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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26일 GS칼텍스전 역대 세터 포지션 최다 블로킹, 흥국생명 3-1 승리

[양형석 기자]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잡고 4라운드를 전승으로 마무리했다.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3-25,25-22,25-21,25-20)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에게 시즌 첫 패를 안긴 GS칼텍스를 상대로 52일 만에 설욕에 성공한 흥국생명은 4라운드 5경기에서 전승으로 승점 14점을 챙기며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지켰다(승점49점).

흥국생명은 '핑크폭격기' 이재영이 41.01%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29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배구여제' 김연경이 47.50%의 성공률로 21득점, 3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김미연도 13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날 흥국생명은 경기마다 기복을 보였던 주전 세터 이다영이 본연의 임무인 토스는 물론이고 블로킹에서도 V리그 출범 후 세터 포지션 한 경기 최다인 6개를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승리를 이끄는 맹활약을 펼쳤다.

염혜선 이적으로 프로 4년 만에 차지한 주전 자리
 
 이다영은 현대건설 입단 초기 염혜선에 밀려 올스타전에서만 빛나던 선수였다.
ⓒ 한국배구연맹
 
이다영은 배구팬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이재영과 쌍둥이 자매로 어린 시절부터 유명세를 떨쳤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어머니 김경희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출전했던 전 국가대표 세터로 현역 시절 왼손잡이 세터로 활약한 바 있다.

언니 이재영와 함께 '쌍둥이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이다영은 선명여고 2학년 때부터 언니와 함께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이효희의 백업세터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결과적으로는 이재영을 지명했지만 2014년 흥국생명에 부임했던 박미희 감독도 이재영과 이다영을 놓고 어떤 선수를 지명할지 고민했을 정도로 이다영은 '장신세터 유망주'로 상당히 높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이다영이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입단했을 때 현대건설에는 이미 세터상 4회 수상에 빛나는 주전세터 염혜선(KGC인삼공사)이 있었다. 프로 입단 후 3년 동안 염혜선의 백업으로 나선 이다영은 179cm의 좋은 신장과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2단 공격과 블로킹에서 장점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세터의 기본 덕목인 토스의 안정감에서는 심한 기복을 보이며 염혜선에게 미치지 못했다. 

물론 이다영은 발랄한 성격과 넘치는 끼로 올스타전에서 2년 연속 세리머니상을 수상하며 배구팬들에게 일찌감치 강한 인상을 남겼다. 소속팀에서 백업에 불과한 이다영은 매년 팬투표를 통해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이다영은 올스타전 맹활약(?)과 달리 실전에서는 별다른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며 김사니(IBK 기업은행 알토스 코치)와 이숙자(KBS N 스포츠 해설위원), 이효희(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코치)를 잇는 차세대 세터 경쟁에서 멀어졌다.

그러던 2017년, 현대건설과 이다영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프로 입단 후 9년 동안 현대건설의 붙박이 주전세터로 활약했던 염혜선 세터가 FA자격을 얻어 기업은행으로로 이적한 것이다. 염혜선 세터가 팀을 떠나면서 현대건설 선수단에 세터는 이다영 한 명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이다영은 강혜미, 이숙자, 염혜선 같은 쟁쟁한 세터들이 거쳐 간 명문 현대건설에서 주전세터 자리를 차지했다.

3라운드 부진 씻고 한 경기 개인 최다 블로킹
 
 '야전사령관' 이다영이 국대주전세터다운 활약을 해줘야 흥국생명은 비로소 '슈퍼팀'이 될 수 있다.
ⓒ 한국배구연맹
 
이다영이 주전세터로 올라선 2017년 현대건설에는 이도희 감독이 새로 부임했고 이도희 감독은 유망주 이다영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2018-2019 시즌에는 전 경기에 출전해 현대건설이 치른 모든 세트를 소화하기도 했다. 이도희 감독은 '백업 세터 육성을 소홀히 한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다영을 성장시키는데 힘썼고 이다영은 현대건설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세 시즌 연속 세터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다.

이다영은 대표팀에서도 뛰어난 신체조건을 앞세워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중용을 받는데 성공했다.특히 작년 1월에는 태국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예선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올림픽 본선티켓을 따는데 기여했다. 2019-2020 시즌 현대건설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이다영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자격을 얻어 연봉 4억 원에 쌍둥이 언니 이재영이 속한 흥국생명과 계약했다. 프로 입단 6년 만에 현실로 이뤄진 '슈퍼 쌍둥이의 합체'였다.

물론 이다영과 김연경이 합류한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이다영은 현대건설과 대표팀 시절만 못한 활약으로 배구팬들을 실망시켰다. 무엇보다 20대 중반의 젊은 국가대표 붙박이 주전세터 이다영이 컨디션 난조 때문에 백업 세터 김다솔과 자주 교체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2라운드까지 10연승을 기록했던 흥국생명이 3라운드에서 2승3패로 흔들렸던 원인은 이다영의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이다영은 4라운드 들어 다시 컨디션을 회복하며 국가대표 주전세터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6일 GS칼텍스전에서는 6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8득점을 올리며 '리그 최고의 공격형 세터'다운 활약을 펼쳤다. 이날 이다영이 기록한 6개의 블로킹은 GS칼텍스 선수단 전체가 기록한 블로킹(7개)보다 단 한 개가 적은 숫자였다. 이다영은 이날 세트당 11.75개의 토스를 성공시키며 세터 본연의 임무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이다영은 경기가 끝난 후 수훈 선수 인터뷰 도중 그 동안의 마음고생이 떠오른 듯 눈물을 보이며 한 동안 인터뷰를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질문에 답을 이어간 이다영은 인터뷰 말미에 "(승점) 3점!!"이라고 소리치며 아이처럼 활짝 웃었다. 이런 '반전미'야말로 26일 발표한 올스타 명단에서 6만4256표(전체 4위)를 얻으며 K-스타 세터 부문 올스타에 선정된 이다영의 진정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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