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작사 이혼작곡 불륜편곡

김진석 2021. 1. 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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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작사 이혼작곡'

막장 월드가 열렸다. 6년만에 돌아온 임성한 작가의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이 방송 2회만에 숱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드라마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부부의 결혼과 이혼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 2회만 방송됐을 뿐인데 극중 누가 누구와 불륜을 저지르냐를 두고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순한 맛'이지만 언제 캡사이신 한 통을 쏟아부은 '매운 맛'으로 바뀔 지는 모른다. 전개와 별개로 연륜이 어느 정도인 배우들이지만 연기력 논란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놓고 막장 편들기

'비밀의 숲' '나의 아저씨' '동백꽃 필 무렵'과 같은 웰메이두 수작이거나 '펜트하우스' '결혼작사 이혼작곡'처럼 대놓고 막장이거나다. 괜히 어설프게 명작을 노리려고 했다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드라마가 너무 많았기에 시청자들은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원한다. 임성한 작가는 당연히 자신의 이름값을 해내야하기 때문에 막장을 택했다. 2016년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 불륜극이 심심치 않게 나왔지만 임성한 작가는 대놓고 '불륜녀 찾기'를 노렸다. '남편 찾기' 소재는 있었으나 '불륜녀'를 찾는다는 건 경악할 소재임은 틀림없다. 과거 임성한 작가가 쓴 작품만 봐도 '불륜녀 찾기'가 그리 센 소재는 아니다. '1회 1사망'도 있었고 TV를 보며 박장대소하다가 돌연사도 했다. '암세포도 생명이다'는 유치원생도 비웃을 대사까지 내뱉게 했으니 간통죄가 폐지된 지금 '불륜녀 찾기'는 양반이다. 그러나 잊에 겨우 2회가 방송, 회차마다 캐릭터가 죽어나갈 수도, 더한 일이 생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뜨악할 '떡밥' 찾기

기획 단계부터 워낙 꽁꽁 숨기길 좋아하는 임성한 작가는 과거 드라마 제목도 비밀에 부쳤다. 이번엔 홈페이지 캐릭터 소개에도 정보를 최소화했다. 보통의 드라마가 캐릭터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이 기본, 임성한 작가는 주인공인 이태곤에 대해 누군가의 남편이자 신경정신과 원장이며 사랑꾼이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이태곤은 극중 이름이 신유신인데 신유진으로 잘못 표기돼 있다. 이민영(송원)은 중국어 번역가. 한 번 결혼이 있는 이혼녀로 돼 있다. 이렇게 정보가 없으니 별별 추측이 다 떠돈다. 이태곤(신유신)과 박주미(사피영)는 남부럽지 않은 잉꼬 부부, 이태곤의 아버지는 노주현(신기림)이며 김보연(김동미)과 재혼했다. 예고편에도 나왔듯 이태곤과 그의 새 엄마인 김보연의 야릇한 분위기가 물음표를 그리게 만든다. 성훈의 아내는 이가령(부혜령)이지만 이미 불륜녀가 될 세 명의 후보가 등장했다. 우연한 계기로 만난 이민영·송지인(아미)·임혜영(남가빈)이다.

배우들의 발연기

깜짝 놀랄 장면은 다름아닌 '발연기'였다. 2회 첫 장면은 모녀 관계인 이효춘(모서향)과 박주미의 대화. 박주미가 부모의 이혼에 대해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이었다. 근래 드라마에서 보기 드물게 10분여를 한 신으로 채웠다. 임성한 작가의 고질병인 쏟아내는 대사량도 지치지만 이효춘·박주미의 연기에 두 번 지쳤다. 이효춘은 우는 듯 웃는 듯 알 수 없는 감정이었고 박주미는 분노로 악에 받쳐야 하지만 그저 국어책을 읽듯 '술술술'이었다. 모녀의 사연은 그저 '감정 겉핥기'인 두 사람의 10분으로 맥빠지게 만들었다. 성훈의 연기는 1회부터 지적 대상이었다. 원래 잘하는 배우가 아니었기에 큰 기대치를 가지진 않았으나 발전 없는 모습에 몰입은 방해될 수 밖에 없다. 마을 입구에 서 있는 장승인 듯 뻣뻣하기 짝이 없다. 그저 성훈에겐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모습만 있을 뿐이다. 이가령도 아쉬운 연기와 더불어 1990년대에서 온 건지 촌스러운 스타일링이 NG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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