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입학 취소하라" 부산대 미적대자 커지는 비난 여론

이은지 2021. 1. 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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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교육부에 감사청구
야당 "부산대가 진상조사 해야"
부산대 "법원 판결 기다릴 것"
국민의힘 청년자치기구 청년의힘 대표단이 지난 22일 부산대를 항의 방문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와 부산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30)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취소 여부를 법원 최종 판결 이후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시민단체가 교육부에 특별감사를 요구하고 야당이 부산대를 항의 방문하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학부모로 구성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하 국민모임)은 지난 25일 “조민의 입시 비리를 특별감사해 의전원 입학을 취소할 것을 부산대에 요청하라”는 감사 청구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청구인인 이종배 국민모임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교육부는 사회적 파장이 있었던 사건을 수시로 특별감사를 해왔다”며 “조민에 대해서도 특별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감사 청구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최순실의 딸 정유라 사건 때에는 교육부가 감사 요원 12명을 투입해 열흘가량 이화여대를 특별감사 했다”며 “감사 뒤 교육부는 학칙에 따라 입학을 취소하도록 이화여대에 요구한 전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모임은 교육부가 특별감사를 거부하면 유은혜 교육부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법원 1심 결과 조민이 부산대 의전원 입시에 활용한 서류는 위조됐거나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교육부가 입시 비리에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대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면 학칙에 따라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이하 전교모)은 25일 성명서를 내고 “정경심의 판결 확정 뒤로 숨는 것은 부산대 스스로 교육기관으로서의 존립 당위성을 부정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전교모는 “당사자의 인권 보호를 핑계로 국가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입시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뿌리째 훼손하는 행위”라며 “입시원서에 첨부된 각종 확인서와 증명서가 사실관계에 부합하는지 독자적으로 파악해 그에 따라 입학취소 여부를 결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부산대를 항의 방문해 부산대가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조민의 입학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은 “조민의 의전원 부정입학 의혹이 터진 뒤인 2019년 12월 고등교육법 제34조에 ‘입학 전형에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등 부정행위가 있는 경우 그 입학의 허가를 취소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되고, 교육부가 2020년 6월 시행령을 신설하면서 전국 대학에 법령에 맞게 학칙을 정비하라고 지시했으나 부산대는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산대가 형사법에만 꽂혀 있다. 입학취소는 행정 사건인 만큼 행정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법원 확정판결 전에 모든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데도 부산대가 상당히 자의적인 결론을 내놓고 발을 뒤로 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는 자체 진상조사는 불가능하다는 견해다. 박홍원 부산대 교육부총장은 “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예측은 예측에 불과하다. 그 예측을 토대로 행정(입학취소)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부총장은 또 “정유라 사건은 교육부에서 감사 요청을 해서 청담고등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하는 바람에 (고졸이 아니기 때문에) 이화여대에도 자동으로 입학이 취소된 경우”라고 반박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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