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자"일색 여당서 이광재 "과학이 더 중요..신속PCR 도입"

오현석 2021. 1. 2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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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가 여주교도소에 신속PCR 검사소를 설치하고 교도관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는 모습. 여권 일각에선 26일 "신속PCR 도입으로 경제와 방역, 두 마리의 토끼를 잡자"는 주장이 나왔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방역과 경제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 자영업자 손실보상제와 재난지원금 등 각종 지원책을 정부·여당이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정치 논리보다 과학에 기반을 둔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왔다.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항 출입국 신속PCR 도입’ 토론회(이광재·김경만·고민정 의원 공동개최)에서 참석자들은 “기업인들의 원활한 경제 활동을 위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활용하고 있는 신속 유전자 증폭 검사(PCR)를 국제공항 입·출국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신속PCR은 기존 유전자 증폭 검사(PCR)의 속도를 높여 1시간 이내에 검사를 마치는 기술로, 지난달 23일부터 경기도 여주시가 도입해 시범 실시 중이다.

신속PCR은 기존의 일반 확진용PCR과 달리 1시간이면 현장에서 바로 검사 결과를 볼 수 있다. 반면 인천국제공항에서 현재 실시되는 확진용PCR은 검체 채취(공항)→검사 시행(외부 위탁) 과정을 거쳐 7시간이 걸린다. 신속PCR이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이날 토론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한 홍서연 인천국제공항 PCR 센터 팀장은 “현재 중국과 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신속PCR로 검사해서 갔을 때 그 결과를 인정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제계에선 신속PCR을 도입해 입국 시 ‘음성’ 판정을 받은 기업인에게는 2주간 자가격리를 면제해달라는 요청도 하고 있다. 김태환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통상부장은 이날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곧바로 회사로 달려가는 경우가 많을 만큼 급박하게 돌아간다”며 “기업인 입국 시 신속PCR을 활용해 공항에서 음성으로 확인되면 즉시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경제활동을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95% 정도로 추정되는 신속PCR의 정확도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의사 출신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의료계에선 우리나라의 신속PCR이 얼마나 검증이 되었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아직 일반 승인된 것은 한 업체밖에 없고 나머지는 긴급사용 승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는 지적은 옳다”면서 “집단면역을 형성할 때까지는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광재 “과학 대신 정치 논리가 앞서면 어려워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신속PCR을 활용해 학교는 학교 차원의, 회사는 회사 차원의 집단PCR을 해서 학교와 회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이광재TV' 캡처


이날 토론회에 이목이 쏠린 건 그간 여권에서 주장되어 온 ‘재정 직접 투입’ 방식과 다른 형태로 경제 활성화 대책이 논의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내수 살리기 명목으로 1700억원 규모의 외식·영화·공연·전시·관광 쿠폰 지급을 시작했다가 단 이틀 만에 중단하는 등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갈지자 행보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3차 대유행 이후엔 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다가, 자영업자의 반발이 커진 최근엔 손실보상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토론회를 마치면서 “방역과 경제 모두 성공하는 조합을 만들어내려면 결국 정치와 과학이 만나야 한다”면서 “과학적이지 않은 정치 논리가 앞서가게 되면 결국 우리가 어려워지게 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여태까지 양성자를 어떻게 격리하는가의 관점이었다면, 이제는 (신속PCR로) 음성을 빨리 확인해서 이들이 경제 활동을 하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과감한 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현석·남수현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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