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없이는 안 돼요" 지리산 소문난 식당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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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영, 주간함양]
▲ 맛나식당 정순점·유정임 여사 |
ⓒ 주간함양 |
"안 보이데." 맛나식당의 최고 손맛을 자랑하는 유정임(85세) 어르신이 짧게 말을 던진다. "요 며칠 좀 바빴심니더" 문 앞 테이블에 서슴없이 앉는 남성의 테이블에 소주 한 병이 놓인다.
"그거 주라." 할머니가 며느리에게 눈짓 하며 말하자 정순점(61)씨는 냉장고에서 꺼낸 가오리를 접시에 담아 "어머니가 꼭 챙겨놓고 오시면 드리라꼬" 하며 건넨다.
남성은 메뉴판에도 없는 가오리를 안주 삼아 어중간한 시간을 달래며 20년 단골의 위엄이 어떤 건지 말없이 보여준다. 맛나식당을 운영하는 정순점씨는 이곳의 네 번째 주인이다. 순점씨는 맛나식당을 올해로 21년째 운영하고 있다.
▲ 연탄불에 구워먹는 고추장삼겹살. |
ⓒ 주간함양 |
▲ 직접 담근 고추장 |
ⓒ 주간함양 |
"요까지 온 김에 내가 보여줄라꼬, 고추장 색깔 한번 보소." 유 여사를 따라 장독대로 갔던 기자는 손가락으로 고추장을 찍어 맛보고 싶은 유혹을 꾹 참는다.
맛나식당의 모든 음식은 며느리 순점씨가 만들지만 비법은 시어머니에게서 배웠다. "어머니가 다 가르쳐주시지예, 연세가 있으셔도 오래 같이했더니 눈짓 손짓으로 다 알아들어예."
▲ 맛나식당 외손자 이한결, 유정임·정순점 여사 |
ⓒ 주간함양 |
할머니가 해 주는 음식은 뭐든지 맛있다는 한결이는 "동그랑땡도 맛있고 본적도 없고 이름도 모르는 것들이 다 맛있어요." "나물보고 글카는기라..." 본적도 없고 이름도 없는 음식, 나물은 손님 상에 내는 음식 중 하나다. 손주 입에도, 손님 입에도 들어가니 순점씨의 음식에는 차별이 없다.
"한 겨울에 먹는 쑥국도 빼모 안 되지예, 고기 묵고 국수 묵는 거 까묵으모 안 되고..." 이쯤되면 이 남성은 맛나식당 홍보대사로도 손색없는 진정한 단골이다. 겨울에도 쑥향이 그대로 살아있는 쑥국은 맛나식당의 별미다.
▲ 맛나식당 고추장삼겹살 연탄구이 |
ⓒ 주간함양 |
▲ 맛나식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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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 (하회영)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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