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가 개발한 '신가공 홍삼' "폐암 전이 억제에 효과"
국내 연구진이 홍삼이 폐암 전이를 억제한다는 효과를 확인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소재연구센터 함정엽 박사팀과 서울아산병원 고현석 박사팀은 26일 “홍삼이 함유한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폐암 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인삼(ginseng)과 배당체(glycoside)의 합성어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는 인삼이 함유한 배당체 화합물을 일컫는 용어다.
암세포는 원래의 조직에서 떨어져 나가 다른 조직으로 이동해 번식한다. 특히 몸 안에서 신호 물질(사이토카인 단백질)의 일종(TGF-β1)이 원래 조직에서 떨어져 나가도 죽지 않고 번식할 때 폐암의 전이가 발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인구 10만 명당 폐암 사망자는 36.2명으로, 암 환자 사망 원인 1위다. 표적항암제·항암면역요법 등 다양한 치료법이 나왔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에 홍삼의 특정 활성 성분(Rg3·Rk1·Rg5)을 20배 이상 증폭했다. 온도·압력을 조절하는 장치(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해 홍삼을 가열하거나 압력을 가해 이른 시간에 활성 성분이 늘어나도록 가공했다.
홍삼을 이용해 의약품을 개발하려면 홍삼에서 유래한 단일 성분의 생리 활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연구진은 홍삼의 주요 활성 성분(Rk1·Rg5)과 폐암 전이 유도 물질(TGF-β1)을 동시에 폐암 세포에 처리했다. 그러자 TGF-β1이 유발하는 암 전이 과정을 Rk1·Rg5가 억제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함정엽 KIST 박사는 “이를 통해 홍삼 성분이 폐암에 대한 항암 효과를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홍삼의 항암 효과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있었다. 이호영 서울대 약대 연구팀은 지난 2018년 인삼·홍삼의 특정 성분(파낙시놀)이 폐암세포·폐암줄기세포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항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암의 전이를 막는데 홍삼 효과가 입증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함정엽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홍삼이 암이 전이까지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홍삼에서 유래한 천연물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KIST는 지난해 바이오업체인 포닌바이오에 기술료 8억원을 받고 관련 기술을 넘겼다. 포닌바이오는 이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삼연구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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