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는 자금에 달아오른 주식·채권시장

송화정 2021. 1. 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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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0년만에 1000대 지수 회복
올해 대기 개미 자금 130兆 전망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민지 기자]코스닥이 20년 만에 1000대를 회복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처음 3200선에 오르는 등 증시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에 우려감도 나오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며 증시를 밀어올리고 있다. 증시 뿐 아니라 시장으로 돈이 몰리면서 채권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전일까지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15조621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에서 13조4465억원, 코스닥에서 2조1602억원을 각각 사들이며 코스피 3200선, 코스닥 1000선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350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고 기관은 15조7506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소화하면서 증시 강세를 이끈 것이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올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말 65조5227억원에서 지난 12일에는 74조4559억원까지 불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개인의 증시 대기 자금은 130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풍부한 유동성 환경과 개인 대기 자금이 증시를 견고히 지지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개인 유동성(M2) 증가율이 금리 인하기 평균 수준이고 유동성 대비 대기자금 비율이 현 수준(7%)대를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올해 말 증시 대기 자금은 130조원대로 확대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넘어섰던 2007~2009년 상황을 감안하면 개인의 매수 여력은 최대 200조원이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000선을 넘어서고 공모펀드 열풍이 불었던 2007~2009년에도 개인 자금의 증시 유입세가 매우 강했다"면서 "2007년 한국 가계는 순저축의 80%를 주식 매수에 썼는데 올해도 순저축의 80%를 주식 매수에 쓴다면 개인 순매수는 157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가계 저축률이 높아진다면 204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각국의 경기 부양책 등으로 유동성 효과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운 "개인 자금은 확장적인 유동성 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금융 불균형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신용 조절 움직임에도 이미 많이 쌓여있는 증시 대기자금 규모를 감안하면 유동성 효과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에 대규모 자금이 주식시장에 몰리면서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채권시장에도 돈이 몰리면서 발행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투자업계(IB)에 따르면 이달 채권을 사들이기 위한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월간 수요예측 초과율을 보면 통상적으로 300~400%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달엔 630%까지 올랐다. 통상적으로 1월은 기관들이 자금 집행을 시작하고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달이다.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발행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연초효과’가 나타나는 시기인데 올해는 유독 이러한 경향이 더 짙어지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채권 보유를 통한 이자 수익(캐리)을 높이려는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높아진 가운데 낮아진 금리에 현금을 쌓아놓으려는 기업(발행자)이 늘었기 때문이다.

전주 수요예측에 나섰던 호텔롯데의 경우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발행 한도를 증액했다. 호텔에 대한 부정적인 업황 전망에도 불구하고 1500억원(3년물 1000억원, 5년물 500억원) 모집에 9300억원의 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유효경쟁률은 각각 6.6배, 5.4배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녹색 채권 발행에 나선 현대오일뱅크도 2000억원 모집에 1조3000억원의 자금 몰이에 성공해 발행 한도를 4000억원으로 늘렸다.

이달 예상 발행량은 3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기업들이 수요예측 흥행으로 금액을 증액할 경우 발행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지원을 받아 회사채를 발행해야 했던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채권시장은 더 강해진 상태"라며 "회사 실적인 개선되는 상황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정국면에서 기업의 등급 하향 조정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크레딧 투자 위험도를 낮춰주고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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