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속도낼 수 있을까

조강욱 2021. 1. 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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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도권 3기신도시 조기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지만 첫 단계인 토지 보상부터 난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 예정지역 토지 소유주들이 정부가 공익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한 보상 없이 무리하게 토지수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서다.

26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조기 공급을 위해 3기 신도시의 지구계획 수립과 토지보상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Track)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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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패스트트랙으로 공급 앞당긴다지만
토지 보상·교통 문제 등 시작부터 '삐거덕'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정부가 수도권 3기신도시 조기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지만 첫 단계인 토지 보상부터 난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도시 예정지역 토지 소유주들이 정부가 공익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정당한 보상 없이 무리하게 토지수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서울 도심까지 30분 출퇴근을 약속한 정부의 공언마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도 나온다.

26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조기 공급을 위해 3기 신도시의 지구계획 수립과 토지보상을 병행하는 ‘패스트 트랙’(Fast-Track)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이를 통해 보상 착수까지 걸리는 기간이 앞선 2기 신도시 대비 평균 10개월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택지지구 지정부터 보상 착수까지의 기간을 비교했을 때 2기 신도시인 성남 판교는 24개월, 위례는 30개월로 평균 27개월이 소요됐으나, 3기의 하남 교산은 14개월, 인천 계양은 14개월 등 평균 17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또 3기 신도시는 본 청약보다 1~2년 먼저 공급하는 사전청약제를 시행한다. 이로 인해 국토부는 3기 신도시의 주택공급시기를 2기보다 약 4년9개월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리한 토지 수용" 반발…일부 시위·감정평가 못끝내

하지만 토지보상 문제가 정부 의지대로 조기에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라는게 업계 판단이다. 보상금액을 놓고 토지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서다.

현재 3기 신도시 예정지 6곳 중 토지보상 협의가 진행중인 곳은 인천 계양, 하남 교산지구다. 하지만 인천 계양, 하남 교산의 경우 ‘반값’에 땅을 강제 수용한다며 일부 토지주들이 반발하며 정당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토지주들은 지난달부터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하남 교산의 토지보상 계약률은 40%, 인천 계양은 15% 수준이다.

인천 계양의 한 주민은 지난달 말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린 글에서 "13년 전 1종 주거지를 3.3㎡당 600만원에 매입했는데 보상책은 340만원"이라며며 "13년 전 120만원에 매입한 논밭 역시 매입 가격 수준 밖에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남양주 왕숙(왕숙1·2)과 과천은 주민과의 이견으로 아직 감정평가조차 마치지 못했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공시지가가 9.74% 올랐지만 토지보상금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남양주 왕숙 주민들은 토지보상금을 받아도 양도세를 내고 나면 주변 지역에 정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며 이달 8일 진행된 LH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설명회에도 불참했다. 공공주택지구에서 내야 할 세금은 △양도소득세(세율 6%∼45%) △지방소득세(양도소득세의 10%) △농어촌특별세(감면세액의 20%)로 3가지다.

서울 도심 30분 출퇴근…현실적 불가능 지적 문제도

또 정부가 기존 대비 평균 16개월 이상 빠르게 교통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교통망이 정부가 예고한 신도시 입주 3~4년 후 개통 예정이라 초기 입주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교통망 대부분이 서울 도심지로 직행이 아닌 환승이 필요하도록 설계돼 정부가 공언한 ‘30분대 출퇴근’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조기 공급계획을 통해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려 하지만 뜻대로 될지는 의문"이라며 "2기 신도시도 아직 마무리가 안됐는데 선거를 앞둔 민심 달래기용이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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