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한밤 불길에 휩싸인 차에서 4명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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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10시45분.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도로에서 큰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A씨는 곧장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차 안을 살폈고 4명 모두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죠.
어두운 밤, 불붙은 차, 의식이 희미한 성인 남성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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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10시45분.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도로에서 큰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아반떼 승용차가 주차돼 있던 아스팔트 도로 포장용 건설기계를 추돌한 거죠. 아반떼에 탑승해 있던 건 20대 남성 4명. 사고 직후 아반떼 차량 보닛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현장에 목격자 A씨가 있었습니다. A씨는 곧장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차 안을 살폈고 4명 모두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죠. 어두운 밤, 불붙은 차, 의식이 희미한 성인 남성 4명. 혼자였던 그는 그 순간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찰나의 시간 무수히 많고 복잡한 생각이 스쳤을 그의 머릿속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그가 그 사고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A씨는 주저하지 않고 “도와주세요”라고 외치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나가던 행인 2명이 그의 목소리를 들었고 이들이 힘을 보태 4명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A씨가 사고를 목격하고, 상황을 살피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행인 2명과 함께 4명의 목숨을 구해내는 데까지 채 10분이 안 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반떼 차량은 사고 후 10분 만에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전소됐으니까요.
남성 4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3명은 경상을 입었고, 1명은 중상이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이날 사고는 친구 사이인 이들이 낚시를 하고 귀가하다가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경찰은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죠.
A씨는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기지 소속 특수경비대원이라고 합니다. 그는 “당시 정신도 없고 불길이 언제 번질까 무서웠다”면서도 “우선 사람부터 구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족을 언급했죠. “이런 상황이 나와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누군가가 달려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요.
불길이 차를 삼키기 전까지 딱 10분. 그 10분으로 4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런 큰 사고가 아닌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괜찮습니다.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 낸 A씨의 바람대로 어려움에 처한 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 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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