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명탐정 코난' 극장판, 25분마다 아쉬웠던 까닭
[김준모 기자]
▲ <명탐정 코난 극장판> 스틸컷 |
ⓒ CJ 엔터테인먼트 |
1996년 시즌1을 선보인 <명탐정 코난>은 추리 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오랜 시간 연재를 유지 중인 작품이다. 대다수 추리극의 경우 그 완성도를 위해 일정 기간 휴식기를 갖거나 짧고 굵게 연재를 마감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다양한 캐릭터와 검은 조직이란 거대한 중심 플롯을 통해 현재까지도 연재를 유지 중이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극장판 <명탐정 코난: 진홍의 수학여행>은 이런 시리즈의 장단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 작품은 고등학생 탐정 쿠도 신이치가 의문의 검은 조직에 의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을 먹고 어린아이로 변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어린 아이가 된 신이치는 수사를 돕던 아가사 박사에게 정체를 밝히고 도움을 청한다. 아가사 박사의 사촌을 연기하게 된 신이치는 안경을 끼고 에도가와 코난이라는 이름으로 썸을 타던 친구 모리 란의 집에서 지낸다. 란의 아빠인 탐정 모리 코고로를 잠재운 뒤 그의 목소리를 흉내 내 대신 범인을 잡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 이야기는 추리가 주는 즐거움과 코난이 자신을 어린아이로 만든 검은 조직의 정체를 파헤치면서 생기는 스릴, 그리고 란과 신이치의 가슴 시린 로맨스가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번 작품에서는 수학여행을 앞두고 코난이 신이치가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 <명탐정 코난 극장판> 스틸컷 |
ⓒ CJ 엔터테인먼트 |
작품은 TV 애니메이션의 에피소드 중 '진홍의 수학여행'의 선홍편과 진홍편을 하나로 묶어 극장판으로 만든 것이다. 극장판이면 오프닝과 엔딩을 제거하고 통일성을 줄 법도 하건만, 아쉽게도 그런 배려는 없다. 때문에 흐름이 온전하게 유지되지 않는다. 20~25분 마다 오프닝과 엔딩이 반복되면서 OTT로 오프닝을 제거하면서 시리즈를 보는 게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추리의 과정은 이런 아쉬움을 더욱 증폭시킨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는 그 회차가 거듭되면서 검은 조직과 맞부딪히는 핵심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허술한 전개 탓이다. 단행본으로만 98권이 나왔고, 애니메이션 회차는 993화가 넘어간다. 뛰어난 작가진이 뭉쳐 머리를 굴린다 한들 한계가 올 수밖에 없는 숫자다. 이번 작품 역시 이런 한계를 보여준다.
기묘한 사건을 만드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그 흥미가 떨어진다. 머리에 혹이 난 채로 바닥에 넘어진 시체의 모습은 기괴하기 보다는 코믹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천장을 적신 피와 그 위에 발자국, 방 안에 나타난 거대한 텐구 모형 등 기묘한 트릭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상당히 허술하다. 흥미를 끌 만한 이야기는 구성했지만 트릭에 정점을 찍을 만한 해답을 제시하진 못한다.
여기에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늘어난 인물들은 오히려 극을 산만하게 만든다. 이전에 개봉했던 극장판 '감청의 권'이 괴도 키드와 쿄고투 마코토만 출연시키며 집중력을 준 걸 생각했을 때 아쉬운 전개다. 괴도 키드는 두뇌싸움을 담당하며 추리를, 쿄고쿠 마코토는 액션을 담당하며 극장판의 묘미를 살렸다. 반면 이번 작품은 교고생 탐정 핫토리 헤이지와 토야마 카즈하, 교토 지역 인물인 후미마로, 모미지, 여기에 헤이지의 여자친구 카즈하까지 등장하며 다소 산만해졌다.
▲ <명탐정 코난 극장판> 스틸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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