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용의 G플레이] 심상치 않은 엔씨의 엔터 영토 진격

권오용 2021. 1. 2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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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K팝 엔터 플랫폼 글로벌 출시, 그간 쌓은 기술력 활용해 차별화, 아티스트와 팬 더욱 가깝게 잇는 K팝 놀이터로 글로벌 팬들 유혹

국내 대표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가 엔터테인먼트(이하 엔터) 사업을 본격화한다. K팝 엔터 플랫폼을 조만간 정식 론칭해 글로벌 팬을 공략한다. 엔씨는 그동안 자사 게임 IP(지식재산권)와 음악 등 문화 콘텐트의 결합해 공연하거나 음악이나 캐릭터를 만드는 등 엔터 기업들과 협업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게임과 관계없이 엔터 사업을 직접 펼치는 것으로, 반응도 좋다. 비게임 부문으로의 사업 확장에 글로벌 시장 공략의 새로운 시도에 나선 엔씨의 행보가 주목된다.

엔씨 유니버스에서 개최하는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유니-콘’ 이미지.

K팝 놀이터 ‘유니버스’, 전 세계 팬들 몰려

엔씨는 오는 28일 K팝 엔터 플랫폼 ‘유니버스’를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한다.

유니버스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팬들은 K팝 아티스트의 음원·뮤직비디오·화보·예능 콘텐트 등을 볼 수 있고, 아티스트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좋아하는 아티스트 캐릭터 꾸미기 등도 즐길 수 있다.

엔씨는 초반에는 아이즈원과 몬스타엑스 등 11개 K팝 팀을 한국어·영어·일본어 3개 언어로 만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특히 론칭에 맞춰 인기 걸그룹 아이즈원의 신규 음원 ‘D-D-Dance’를 26일 선보이고, 28일 관련 뮤직비디오를 독점 공개한다. 엔씨는 유니버스에 참여하는 모든 아티스트의 신규 음원이나 뮤직비디오를 ‘유니버스 뮤직’이라는 이름으로 매월 공개할 예정이다.

오는 2월 14일에는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 ‘유니-콘(UNI-KON)’도 개최한다. 총 14개 팀이 참여하는 이번 콘서트는 유니버스 앱에서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엔씨가 전혀 경험이 없는 엔터 플랫폼을 선보이는 것치고는 반응이 뜨겁다. 작년 11월 12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이후 71일 만인 지난 21일 신청자가 400만명을 넘었다. 이는 엔씨의 히트 게임인 ‘리니지M’의 사전예약자 550만명에 근접하는 수치다.

사전예약자의 출신 나라도 다양해 한국·미국·일본·대만·인도네시아·브라질 등 전 세계 188개국이나 된다. 이 중 한국을 제외한 해외 이용자 비중은 80%다.

아티스트와 팬이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유니버스.

엔씨 기술 녹아든 아티스트+팬 커뮤니티

엔씨는 게임 개발로 쌓은 인공지능(AI)·모션 캡처·캐릭터 스캔 등 최첨단 기술 노하우를 적용해 유니버스를 다른 K팝 플랫폼과 차별화했다.

엔씨는 팬들이 아티스트와 한 단계 더 가까워지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프라이빗 메시지와 콜 기능을 마련했다. 아티스트가 작성한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고, 텍스트·이미지·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답장할 수 있다. 또 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해 개발한 AI 보이스로 원하는 시간과 상황에 맞춰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아티스트와 관련한 사진과 영상, 팬아트도 유니버스 내에서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했고, 콘텐트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콘텐트에 대한 투표 기능이 있어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스튜디오’에서는 아티스트의 무대를 직접 꾸미고, 아티스트에게 직접 제안할 수 있다. 아티스트의 헤어·의상·소품 등을 스타일링하거나 조명과 배경·카메라 앵글까지 직접 선택, 아티스트의 뮤직 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다. 모든 캐릭터는 아티스트가 모션 캡처 및 바디 스캔에 직접 참여해 제작했다. 팬들이 만든 캐릭터 스타일링과 뮤직 비디오대로 아티스트가 직접 의상을 착용하고 인증하는 것도 가능하다.

내달 온라인 라이브 콘서트에는 AR(증강현실)·MR(혼합현실) 등 XR(확장현실) 기술이 활용되고, 다양한 각도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멀티뷰 기능도 제공될 예정이다.

엔씨는 즐길 거리가 풍성한 K팝 플랫폼을 만드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엔터 전문 회사인 CJ ENM과 콘텐트 및 디지털 플랫폼 분야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다양한 콘텐트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아티스트 캐릭터로 스타일링부터 MV 제작까지 가능한 유니버스.

엔터 영토 확장으로 글로벌 공략

엔씨가 엔터 영토로 진격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 있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평소 사람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자 한다는 말을 많이 해왔다. 기업 가치도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에 두고 있다.

엔터는 게임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콘텐트다. 김 대표가 하고 싶어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엔씨가 엔터 사업 중에서도 K팝 플랫폼을 선택한 것은 높은 글로벌 성장성을 꼽을 수 있다. K팝은 BTS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황금기를 맞았다. 엔씨는 자사의 기술 기반 플랫폼에 K팝 콘텐트가 결합하면 글로벌 팬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니버스가 성공하면 엔씨는 게임에서 이루지 못한 글로벌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엔씨는 오랫동안 해외 시장을 개척해왔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유니버스로 전 세계 젊은 이용자층을 확보한다면 향후 엔씨 게임의 글로벌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회사 관계자는 “엔씨는 IT 콘텐트 기업으로서 게임을 중심으로 웹툰·캐릭터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즐거움을 선사해왔다”며 “유니버스 역시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다.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통해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처음 하는 엔터 사업이어서 유니버스가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라며 "향후 게임 사업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는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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