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구사령탑에 41살 박사 앉혔다..구현모 혁신 승부수
통신 회사에서 디지털플랫폼 기업(‘디지코’·Digico)으로 변신을 선언한 KT가 인공지능(AI) 분야의 인재를 대거 영입했다. 특히 신설하는 ‘AI 연구사령탑’에 40대 초반의 박사를 영입해 눈길을 끈다. AI와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등 이른바 ‘A·B·C 전략’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겠다는 구현모 KT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발탁 인사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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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대표의 파격 발탁
KT는 배순민(41) 전 네이버 AI리더를 융합기술원 내 신설 조직인 ‘AI2XL’(AI To Everything Lab) 연구소장에 선임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자산 36조원, 재계 12위의 KT가 영입한 미래 연구사업의 책임자인 셈이다. KT에서 1980년대생 연구소장은 사상 처음이다. KT 측은 “배 소장이 젊은 리더로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 신임 소장은 국내에 몇 안 되는 ‘비전 AI’ 전문가로 꼽힌다. 비전 AI는 ‘볼 수 있는 AI’라는 뜻으로, 영상이나 이미지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가령 스마트폰 카메라로 강아지를 비추면 관련 정보를 곧바로 제공하는 ‘구글 렌즈’나 ‘빅스비 비전’ 등에 적용돼 있다.
배 소장은 경기과학고와 KAIST를 졸업한 후 미국 MI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한화테크윈 로봇사업부 AI개발팀장을 거쳐 2018년부터 네이버의 AI 플랫폼 ‘클로바’에서 근무했다. 배 소장은 클로바에서 사람이 움직이면 아바타가 따라하는 ‘모션 인식’ 사업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KT 측은 “(배 소장 영입에는) 비전 AI를 적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고려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KT는 이날 데니스 홍 미국 UCLA 교수와 한보형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각각 로보틱스, 딥러닝 및 AI 영상인식 분야의 기술자문으로 영입했다. 홍 교수는 과학 전문지
「파퓰러 사이언스」
가 선정한 ‘젊은 천재 과학자 10인’(2009년),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용 자동차 개발 등으로 유명한 석학이다. 한 교수는 2015년 AI패턴인식국제학회(ICCV)의 객체 추적 알고리즘 대회인 ‘VOT 챌린지’에서 1등을 한 실력파다. 앞으로 AI 기계학습과 관련한 사회적·윤리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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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LG유플러스도 AI 적극 투자
통신 업체들은 성장 정체를 벗어나기 위해 ‘탈통신’을 화두로 삼고 있다. 무엇보다 미래 먹거리로 등장한 AI 분야를 키우기 위해 전담조직 구성과 인재 영입에 대한 공을 들이고 있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에 40·50대 젊은 과학자가 포진하면서 이들의 ‘AI 삼국지’가 관심을 끈다.
SK텔레콤은 2018년 애플 ‘시리’의 음성인식 개발팀장 출신인 김윤(50) 박사를 영입했다. 김 박사는 현재 SK텔레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AI 연구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기존보다 연산 속도가 1.5배 빠른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에 LG전자·디스플레이·CNS 등 그룹 계열사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관련한 이슈 해결을 맡은 조직이다. 지난해 말엔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 브레인’ 출신 이홍락(44) 미국 미시건대 교수를 ‘최고 AI과학자’로 영입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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