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될라" 2030 절박감..서울 강북·경기 집값도 껑충
역대급 공급 대책 예고에도 매수심리 역대 최고치
"전셋값 오르고 청약당첨은 불가능" ..발구르는 2030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서울 강북과 경기도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는 20~30대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아파트를 사지 않으면 '벼락거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싼 이들 지역에 20~30대 '영끌족(영혼까지 대출을 끌어모아 아파트를 매수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20~30대 매수가 부쩍 늘어난 곳(2019년 대비)은 강북구(139.9%), 강서구(125.7%), 구로구(91.3%), 도봉구(90.8%), 중랑구(79.8%) 등이었다. 경기도의 상황도 비슷하다. 20대 거래량은 2019년 6313건에서 지난해 1만4657건으로 132.2% 증가했고, 30대 거래 건수도 109.6%(3만4386 → 7만2071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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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매수세 들어오자 집값도 '껑충'
서울대 공유도시랩의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에 따르면 20~30대의 매수가 많았던 지역일수록 아파트값 상승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유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강북구는 지난해(1~11월) 아파트값이 34.1% 올라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도봉구 역시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31.6%나 올랐고 중랑구(30.5%)와 구로구(27.3%)의 상승 폭도 컸다.
도봉구 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20~30대 신혼부부 등 젊은 고객들이 6억원 이하의 아파트를 많이 찾고 있다"며 "집을 사려는 사람은 많지만, 시장에 나온 매물이 흔치 않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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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상태였던 '패닉바잉'…12월에 다시 절정
경기 김포시(222%), 파주시(210.2%)의 지난해 20~30대 아파트 매입 건수는 2019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평택시(187.3%), 고양 일산동구(183.2%), 군포시(176.2%) 등도 20~30대 젊은 층 유입이 많이 증가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차라리 집을 사자'는 20~30대의 매수세가 비규제지역이었던 김포, 파주 등으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20~30대 매수세는 지난해 11월 1857건에서 12월 3850건으로 늘었고 경기 지역 역시 지난달 20~30대의 아파트 매수량이 1만1709건으로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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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공급 대책도 꺾지 못하는 '매수심리'
새해 들어서도 20~30대가 주도하는 아파트 매수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설 전에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공급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수도권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수요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18일 집계 기준)는 117.2를 기록해 전주(115.3)보다 1.9포인트 상승하면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매수자가, 적으면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아파트값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이 매주 집계하는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 18일(14일 집계 기준) 0.31%를 기록, 8년 8개월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 전역에서 최고가 거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호재가 있는 고양시 덕양구와 양주시 등은 주간 가격 변동률이 1% 이상을 기록하는 등 급등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고양시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중이 11년 만에 최고인 1492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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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거지 될라" … 새해에도 이어지는 '패닉바잉'
부동산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세로 인해 소위 '벼락거지'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심리가 20~30대 사이에 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벼락거지'는 한순간에 부자가 된 벼락부자의 반대 개념으로, 자신도 모르는 새 자산 격차가 벌어진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 20~30대는 집을 살 수도 사지 않을 수도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임대차 3법으로 전셋값마저 폭등하면서 대출과 부모님 돈까지 끌어모아 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에, 역세권 고밀도 개발 등을 추진하면서 공급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결과는 다음 정부에서나 나오는 것이라 20~30대 입장에서는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병철 수석연구원도 "20~30대의 인기 지역 청약당첨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기존 시장에서 집을 찾을 수밖에 없다"며 "20~30대의 아파트 매수세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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