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R 시장 전망은 | 코로나·조리가전 발달에 일상식 격상 나만의 레시피로 'HMR 프로슈머' 등장

노승욱, 박지영 입력 2021. 1. 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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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식에서 일상식으로.”

최근 HMR의 위상 변화에 대한 업계 중론이다. 그동안은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기 위한 ‘기능성’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일상 식탁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HMR이 ‘가끔 먹던 음식’에서 ‘주식’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말했다.

향후 HMR 시장을 좌우할 키워드는 고도화, 세분화 그리고 친환경이다. 고도화는 조리가전 제품 발달에 기인한다. 아워홈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 오븐 등 각 가정의 가전제품이 고도화되고, 식품기업의 제조 기술 또한 발전함에 따라 간편식 품질이 향상되고 있다. 고령자,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한 연령별 특화 간편식, 친환경 포장지를 적용한 간편식 등 HMR 카테고리 세분화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품종 소량 생산 흐름에 따라 ‘HMR 프로슈머(생산자이면서 소비자)’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소비자 기호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그동안은 일부 대형 브랜드 위주로 시장이 형성됐지만, 향후에는 세분화된 취향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이 각광받을 것이다. 라이브커머스, 콘텐츠커머스, SNS 등 판매 채널도 다양해지며 좋은 아이디어와 콘텐츠만 있으면 누구나 HMR 제품을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각광받는 RMR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맛집이나 고급 레스토랑의 경우 맛뿐 아니라 현장의 서비스, 분위기 등 복합적인 요소가 더해져 가치를 만든다. 따라서 맛으로만 승부하는 RMR 제품으로는 소비자의 욕구를 완벽히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HMR업계 1위임에도 맛집과 협업한 RMR 제품을 일절 내놓지 않는 CJ제일제당이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HMR은 실제 맛집에서 먹는 맛을 100% 구현하기 어렵다. 때문에 맛집과의 협업 대신 자체 브랜드 육성과 HMR 직접 개발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다. “맛집의 가치에는 음식의 맛 외에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가치가 따로 있다. RMR 제품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HMR 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외식·유통업체들도 충분한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매출이 조금 나온다고 HMR 공장을 직접 차려 제조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 자칫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면 리스크가 너무 크다. 그보다는 화장품처럼 OEM 회사와 협업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가격 경쟁으로 승부하면 프레시지 등 전문 제조업체를 이길 수 없다. 소비자들은 소스나 후첨 재료를 통해 자기만의 스타일로 먹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 같은 세분화된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차별화된 레시피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태양 푸드컬쳐랩 대표의 조언이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박지영 기자 autum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4호 (2021.01.27~2021.0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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