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자매'로 스크린 복귀 문소리 | 나와 너무 다른 '미연' 싫은 면만 닮았더라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는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었다”며 운을 뗀 그는 “꼭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고, 또 함께하고 싶어 감독님과 논의를 하다 제작자 제안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담은 가족극. 문소리는 극 중 둘째 딸 미연 역할이다. 첫째 희숙은 배우 김선영이 연기했다. 막내 미옥은 모델 출신 배우 장윤주가 맡았다.
“완벽한 척하는 둘째, 괜찮은 척하는 첫째, 취했으면서도 안 취한 척하는 셋째까지. 같이 자랐지만 너무 다른 개성과 사연을 가진 세 자매의 캐릭터가 저마다 강렬했어요.”
캐릭터가 가장 중요한 만큼 배우들 간 호흡이 중요했을 터. 문소리는 “굉장히 재밌는 과정이었다”며 웃었다.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영화의 전 과정을 함께 만들어가는 현장이었다고.
그는 “동료, 감독님뿐 아니라 남편인 장준환 감독과도 작품에 대해 의논했다. 시간과 정성이 쌓여 ‘세자매’가 제작됐다”고 덧붙였다.
“프로듀서라 하니 뭔가 대단한 것 같은데(웃음) 그저 함께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조금 더 치열하게 한 것뿐이에요. 돌이켜 보면 제게는 (그런 치열함은) 일상이었어요. 남편 영화에서도 그랬고, 내 영화를 연출할 때도, 연기할 때도 그랬죠.”
또한 극 중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으로 분한 그는 모든 것이 흔들리자 폭발하는 인물의 이중적인 모습을 입체적이고도 신랄하게 표현해냈다. 미연은 신도시 자가 아파트,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 우아하고 독실한 성가대 지휘자의 위치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유지하고 있던 것들이 흔들리자 숨겨왔던 본색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실제로는 108배를 자주 하고, 절에 종종 가는 불자”라는 그는 “미연은 독실한 크리스천인 데다 낯선 면이 많은 인물이었다. 그나마 내면적으로 비슷한 구석이 있지만 스스로 좋아하는 부분이 아니어서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문소리의 여러 부분 중 감추고 싶은 부분이랄까요? 그런 면이 꽤 닮아 있어서 연구해야 하는 게 아니라 (너무 잘 알겠어서) 짜증 나는 심정이었어요(웃음). 촬영 열흘 전까지도 앓다가 캐릭터를 만났고요.”
영화는 각기 다른 세 자매를 통해 가족문제를 깊이 들여다보고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문소리는 그런 면에서 ‘세자매’가 꽤 괜찮은 영화라고 자부심을 보였다.
“남이라면 사과하고 끝낼 문제도 가족에게는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잖아요? 진정한 사과가 중요한 건데… 잘 알면서도 자꾸만 놓치는 부분을 잘 그렸다고 생각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감상평으로는 ‘내가 어떤 부모인가 다시 생각하게 되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빨리 사과해야겠다’는 글을 꼽았다.
“앞서 영화제를 통해 먼저 관객과 만났는데 우리의 진심이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하더군요. 꽤 괜찮은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4호 (2021.01.27~2021.0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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