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블루오션 '우주' 관련주는 쎄트렉아이·버진갤럭틱
‘마지막 블루오션’ ‘인류 최후의 투자처’.
우주 산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주 산업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우주 탐험·여행부터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 인공위성을 통해 기상 정보, 위치 정보 등을 수집하는 사업,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비롯한 우주 폐기물을 처리하는 사업 등이 모두 우주 산업에 포함된다.
최근 우주 산업은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지난해 미국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기업이 하나둘 등장하면서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투자 업계에서도 우주 산업이 화제다. 쎄트렉아이, 버진갤럭틱 등 국내외 주요 기업 주가가 우상향하며 투자자 관심을 모은다.
▶한화 러브콜 받은 쎄트렉아이
▷NASA와 거래하는 켄코아
국내 기업 중에는 쎄트렉아이, 인텔리안테크,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주요 종목이다.
쎄트렉아이는 인공위성과 관련 시스템을 만든다. 중소형 위성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국내 고객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해외 주요 고객은 터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스페인 등의 정부 기관과 대학이다. 2020년 3분기 기준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65%다. 영국 SSTL, 에어버스 자회사인 에어버스D&S 등 경쟁사 대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납품하며 해외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최근 한화그룹 항공·방산 부문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날아들며 화제가 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월 13일 공시를 통해 쎄트렉아이 지분 20%를 취득하고 전환사채를 인수해 지분 10% 추가로 취득하겠다고 발표했다.
대기업 러브콜을 받았다는 점 외에도 투자 포인트는 여럿이다. 무엇보다 수주가 꾸준히 이어진다는 점이 돋보인다. 2018년 569억원이었던 수주 잔고가 2019년 1678억원, 지난해 3분기 2075억원으로 늘었다.
실적 역시 매년 가파르게 성장한다. 쎄트렉아이 매출은 2016년 342억원에서 2019년 70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이 27.1%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2016년 32억원에서 2019년 92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88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도 상승세다. 1월 20일 종가는 5만2000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63% 뛰었다. 단기간 급등한 만큼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정홍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위성 산업 내에 소형화, 다중화 트렌드가 확산되는 중이다. 쎄트렉아이에 유리한 방향으로 시장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리안테크는 위성통신 안테나 제조사다. 해상 통신용 안테나 부문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내왔다. 최근에는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인터넷을 보급하려는 기업이 늘어나자 여기에 발맞춰 저궤도 인공위성용 안테나 부문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인다. 지난해 저궤도 인터넷 사업을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 원웹과 안테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원웹과의 계약으로 급격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향후 아마존이나 스페이스X 등 저궤도 인터넷 사업을 진행하는 다른 기업과 계약을 맺을 확률이 높아졌다. 시장이 성장하며 2022년에는 매출 성장률이 100%를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부품 제조가 본업이다. 하지만 우주 산업 원소재 부문 매출이 빠르게 증가한다. 2018년에는 해당 사업부 매출이 1000만원 미만이었으나 2019년에는 8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을 비롯해 우주 산업을 이끌어가는 선두주자 기관과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점이 특히 돋보인다. 최근 미국 보잉과 130만달러 규모 SLS(우주 발사 시스템) 부품 공급 계약을 맺으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주가 역시 상승세다. 1월 20일 1만1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초 이후 상승률 41.5%를 기록했다. 단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팬데믹 충격으로 항공 산업이 얼어붙은 탓이다. 2020년 1~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2019년 1~3분기에는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3분기에는 영업손실 33억원을 냈다.
▶우주 산업 선두주자는 미국
▷우주 여행사 버진갤럭틱 대표 종목
우주 산업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미국은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미국은 일찌감치 우주 탐사·개발을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하고 적극 육성해왔다. 우주 산업 관련 구조물과 부품을 만드는 기업은 물론 우주 관광 등 국내에서는 아직 개척되지 못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업이 여럿이다. 버진갤럭틱이 대표적이다.
우주 여행 업체 버진갤럭틱은 뉴욕 증시(NYSE)에 상장됐다. 영국 괴짜 억만장자이자 사업가인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했다. 지금은 우주 산업 관련 기술 용역 제공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린다. 하지만 미래에는 우주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매출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말까지 고객 600여명이 벌써 탑승 의사를 표했다. 아담 요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우주 여객기 발사 실험에 실패했으나 잠재력은 여전하다. 주가가 54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내다봤다. 1월 20일 종가는 32.03달러, 연초 이후 상승률은 38%다.
인공위성 부문에서는 맥사테크놀로지스가 두각을 나타낸다. 구글 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쓰이는 인공위성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구글(알파벳) 외에도 NASA, 미국 공군과 육군 등 주요 기관·기업을 고객으로 뒀다. 통신용 인공위성 부문에서는 에코스타와 이리디엄커뮤니케이션즈가 주요 기업이다. 올 들어 1월 20일까지 주가 상승률이 각각 15.5%, 23.8%나 된다.
아마존과 스페이스X 역시 눈여겨볼 만한 기업으로 언급된다. 아마존은 ‘카이퍼’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저궤도 위성을 활용해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아직 인터넷이 보급되지 못한 지역에서도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테슬라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는 비상장 기업이다. 하지만 주요 사업 부문인 스타링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는 아마존과 마찬가지로 위성을 쏘아 올려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9월 일론 머스크는 “수년 내 스타링크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단계에 들어설 때까지 기다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ETF를 매입하는 선택지를 고려해봄직하다. Procure Space ETF와 SPDR S&P Kensho Final Frontiers ETF는 우주 기업에 투자하는 대표 상품이다. Procure Space는 우주 관련 사업 매출 비율이 50% 이상 되는 기업에 투자금의 80%를 배분한다. 1월 20일 기준 맥사테크놀로지스, 에코스타, 이리디엄커뮤니케이션즈 등이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이다. SPDR S&P Kensho Final Frontiers ETF는 우주와 심해를 개척하는 종목이 투자 대상이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4호 (2021.01.27~2021.0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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