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있는데 열흘 넘게 뒤섞여 수업" IEM국제학교 127명 확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전 종교단체 비인가 시설(IEM국제학교)이 첫 증상자가 나온 지 열흘이 넘도록 이렇다할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27명 무더기로 발생해 초비상이 걸린 25일 대전 중구 종교단체 소속 비인가 시설(IEM국제학교)에서 경찰이 해당건물을 폐쇄하고 방역당국이 폐기물을 옮기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25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 경남 출신 학생 1명이 지난 12일 기침·가래·두통 증상을 보였다. 대전시는 이 학생이 IEM국제학교의 첫 유증상자로 판단하고 있다.

이후 지난 주말 전까지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인 학생은 모두 6명이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유증상자들에게검사나 병원 치료를 받게 하지 않고 기숙사 격리 조치만 했다.

유증상 학생들 부모에게 연락해 지난 주말 집으로 데려가 검사를 받도록 한 것이 전부다. 지난 23일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 집으로 간 학생 2명이 24일 확진되기 전까지 학교 측의 선제 조치는 없었다. 그 사이 유증상 학생들은 숙소만 따로 격리됐을 뿐 길게는 열흘 넘게 매일 다른 학생들과 뒤섞여 수업을 받았다.

이 바람에 24일 낮 대전에서 6명의 확진자가 추가되고, 이날 전수 검사를 통해 119명이 더 확진되기에 이르렀다. 이 시설 관련 총 확진자는 127명이다. 이 가운데 학생은 전남 순천과 경북 포항 집으로 간 학생 2명을 포함, 전체 120명 중 96.7%인 116명이 확진됐다. 대전지역 총 확진자 125명(학생 114명·교직원 등 11명) 가운데 유증상자는 83명이다.

이들 중 경증환자나 무증상자 등 100명은 충남 아산 생활치료센터로, 유증상 환자 25명은 충남대병원 등 대전지역 내 병원으로 옮겼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최초 증상자가 나왔을 때 학교 측이 선제적 검사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3밀(밀집·밀폐·밀접) 금지 등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조사해 법에 따라 조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전 종교단체 비인가 시설은 한국인 마이클 조씨가 2010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