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보조제 먹은 김시우, 16번 홀 5번 우드로 '승부수'

김식 2021. 1. 25.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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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26)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67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몰아쳐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한 타 차로 따돌린 김시우는 PGA투어 통산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20만6000 달러(13억2700만원).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후 3년 8개월 동안 우승을 맛보지 못한 그는 4월 마스터스 출전권도 얻었다.

토니 피나우(미국), 맥스 호마(이상 미국)와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시우는 8번 홀까지 버디 4개를 뽑아내며 순항했다. 전날 "(최종 라운드에서는) 더 기다리면서 침착하게, 덜 공격적으로 하겠다"고 말한 그는 7, 8번 홀과 10, 11번 홀에서 거푸 연속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9번 홀까지 6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든 캔틀레이가 후반에도 김시우를 압박했다. 이날 버디만 무려 11개를 쓸어 담은 캔틀레이는 김시우에 1타 앞선 채 먼저 경기를 끝냈다.

수세적이었던 김시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16번홀(파5) 세컨드샷에서 5번 우드로 그린을 직접 공략한 것이다. 두 번의 퍼트로 버디를 뽑아내 공동 선두에 복귀한 그는 17번 홀(파3)에서 6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1타차 선두로 올라섰다. 사실상 승부를 끝내는 연속 버디를 잡은 뒤 힘차게 주먹을 휘둘렀다. 공세에 성공한 김시우는 침착한 플레이로 돌아왔다. 마지막 18번 홀(파4)을 차분하게 파로 막아내고 우승을 확정했다.

8언더파를 친 캐머런 데이비스(호주)가 3타 뒤진 3위(20언더파 268타)를 차지했다. 경기 초반 우승을 다퉜던 피나우는 11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리고 짧은 파퍼트까지 놓치면서 4위(19언더파 269타)에 그쳤다. 안병훈(30)은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9위(14언더파 274타)에 올라 시즌 첫 톱10에 올랐다.

우승 후 김시우는 공식 인터뷰를 통해 "지난 3년 동안 두세 번 우승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했다. (최종 라운드를 앞둔) 어제 잠을 잘 자지 못할까 봐 멜라토닌(수면 보조제)을 먹고도 숙면을 하지 못했다"며 "코치가 나 자신을 믿고 기다리면서 침착하게 플레이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말해준 게 도움이 됐다. 오늘 최대한 감정 기복 없이 플레이하려고 했다. 자신감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 매우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51)의 8승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PGA투어 통산 우승 2위가 된 김시우는 "최 프로님 기록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올해 우승하는 목표를 이뤘고, 이번 시즌에는 투어챔피언십까지 살아남고 한 번 더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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