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라이브·위버스·유니버스.. K팝 플랫폼 세계화 레이스

강경루 2021. 1. 24.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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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영향 'K팝 플랫폼' 격전
가수들과 협업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타고 K팝이 세계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 브이라이브. 네이버 제공


코로나19로 문화계가 침체한 가운데서도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은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015년 시작한 ‘맏형’ 네이버 브이라이브와 신흥 강자 빅히트엔터인먼트 위버스에 더해 ‘리니지’를 만든 게임업체 엔씨소프트 유니버스까지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포털·엔터테인먼트·게임 등 저마다 다른 분야에서 출발한 플랫폼이어서 콘텐츠와 방향성도 각양각색이다.

K팝 플랫폼은 요약하면 소통에 초점을 둔 K팝 버전 ‘유튜브’나 ‘넷플릭스’로 볼 수 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아티스트가 소소한 일상이나 자체 콘텐츠를 팬과 공유하는 식이다. 팬들도 포스팅이나 댓글로 스타들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전 세계 K팝 팬들의 ‘놀이터’인 셈이다.

엔씨소프트 유니버스. 엔씨소프트 제공


최근 이 시장에 불을 댕긴 건 엔씨소프트의 유니버스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7월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과 28일 선보이는 어플리케이션으로, ‘오리지널’(예능)과 ‘뮤직’(독점 음원)을 비롯해 스타 화보·라디오 등 콘텐츠를 송출하는 플랫폼이다. 강다니엘 더보이즈 몬스타엑스 박지훈 아이즈원 등 11팀의 아티스트와 시작하는 유니버스 사전예약자는 21일 기준 400만명을 넘어섰다.

유니버스는 게임 기반 기술을 활용해 다른 팬덤 플랫폼과 차별화된다. 게임 개발로 구축한 인공지능(AI)·모션캡처·캐릭터 3D스캔 기술을 녹인 K팝 콘텐츠를 꾸준히 내보인다는 계획이다. 게임 캐릭터·몬스터를 구현하고 게임 진행에 필요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예컨대 사랑하는 가수 AI보이스로 소설 낭독을 듣거나, 스타 특유의 움직임을 습득한 아바타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원조’ 네이버 브이라이브가 나온 2015년 이전엔 ‘눕방’ ‘먹방’ 등 스타 이모저모를 보면서 소통한다는 개념이 없었다. 대규모 인프라를 갖춘 브이라이브는 지난해 누적 다운로드 1억 건을 돌파, 현재 1603개 스타 채널을 운영 중이다. 스타가 빅데이터로 콘서트·예능 등 관람 혜택을 직접 꾸리는 멤버십 상품은 19일 기준 총 141개가 개설됐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위버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 위버스도 세계에 퍼진 ‘아미’(BTS 팬덤)의 응원에 힘입어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BTS 등이 참여하는 위버스는 지난해 말까지 누적 다운로드 1700만회·가입자 1920만명을 기록했고, 전체 포스팅도 1억1700만건에 달했다. 위버스는 멤버십을 운영하면서 공연 티켓과 굿즈도 판매 중이다.

배경이 제각각인 이들의 공격적인 플랫폼 사업은 K팝에 대한 세계적 관심에 기인한다. 각 사 장기 수익모델로 주목받는 K팝 플랫폼 매출은 지난해 비대면 분위기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위버스는 2019년 311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1127억원으로 4배가량 뛰었고, 브이라이브는 지난해 글로벌 채널 가입자와 영상 재생 수가 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1.5배, 2배 늘어났다.

네이버와 빅히트의 이례적인 협업 소식도 최근 전해졌다. 이들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지분 맞교환 등 투자 방식과 규모를 두고 협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이라이브와 위버스의 시너지를 내려는 협업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K팝 자체가 무궁무진한 콘텐츠 소스이기도 하다. 라이브 방송 말고도 이들 플랫폼은 슈퍼주니어 BTS 등의 디지털 예능 콘텐츠를 여럿 선보이고 있다. 유니버스도 강다니엘의 두뇌게임 ‘에이전트 블랙잭 K’와 몬스타엑스의 사설탐정 활약기 ‘에어리어51: 더 코드’를 선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웹예능 제작비가 저렴하면서도 화제성은 크다. 스타의 매력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유니버스는 동영상 유통 서비스 유튜브와 비슷한 형태의 브이라이브와 다르게 PD 등을 영입해 예능과 음원 등 자체 제작 시스템을 따로 구축했다고 전해졌다.

K팝 플랫폼을 이끄는 건 1524세대다. 팬층이 겹치는 게임과의 연계도 주목된다. 앞서 빅히트는 자사 아티스트 음악을 즐기는 모바일 리듬게임 ‘리듬하이브’를 올 상반기 출시하겠다고 밝혔었다. 앱 사전 예약자에게 게임 쿠폰을 제공하는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K팝 플랫폼과 게임의 협업도 차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이라이브 이용자 85%는 미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서 모인 팬들이다. 위버스 사용자도 세계 230여개국에 분포돼 있다. 이로써 BTS 블랙핑크로 불붙은 K팝 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과거엔 얼굴을 알릴 기회가 예능이나 가요 방송 등으로 한정돼 있었지만, 이젠 세계 팬들을 바로 만날 수 있다”며 “축적된 K팝 역량을 알릴 기회”라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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