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도.. 10가구 중 3가구 '나 혼자 산다'
[월간 옥이네]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 충북 옥천도 예외는 아니다.
▲ 충북 옥천군 1인 가구 비중 |
ⓒ 월간 옥이네 |
옥천군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는 5만527명으로 2019년 12월 5만1023명에 비해 496명이 줄었다. 하지만 세대 수는 2만4437세대로 433세대가 더 늘었다(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1인 세대는 1만439세대로 옥천군 전체 세대의 42%를 웃돈다). 옥천군은 귀농귀촌을 위해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이 느는 것과 함께 1인 가구가 증가한 것을 그 배경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서 집계한 가구 수와 옥천군·행안부의 인구 통계는 '가구'와 '세대' 개념의 차이가 발생해 규모가 다르다. 통계청의 경우 가구를 직접 방문해 집계한 수치를 바탕으로 하고, 옥천군 등 행정기관 통계의 경우 개인이 등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된다.
옥천군과 행안부 인구통계의 바탕이 되는 '주민등록세대' 기준의 경우, 실제 한 가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유로 세대를 분리해 등록하는 경우가 있어 차이가 발생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세대 수가 가구 수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통계를 위한 조사 자료와 행정을 위한 등록 자료의 차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 충북 옥천 연령별 1인 가구 |
ⓒ 월간 옥이네 |
1인 가구 연령대를 나눠 살펴봐도 고령화된 1인 가구 상황은 한눈에 들어온다.
20대나 30대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전국 상황(20대 18.2%, 30대 16.8%)과 달리 옥천의 경우 70대 이상 1인 가구 비중이 42.4%를 차지한다. 60대를 포함하면 64%에 달하는 1인 가구가 고령층에 몰려있다. 특히 고령화된 1인 가구의 경우 여성 가구가 남성 가구에 비해 70대에서 약 3배, 80대에서 약 5배 가까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거주 72%, 자기 집 거주는 79%… 하지만
옥천 1인 가구는 단독주택 거주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거주 1인 가구는 4209가구로 전체 1인 가구의 72%를 차지한다. 이 역시 아파트보다 단독 주택이 많은 농촌 지역(특히 면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 충북 옥천 1인 가구 주거형태 |
ⓒ 월간 옥이네 |
이 통계 결과에 따르면 옥천의 1인 가구 10가구 중 8가구는 자기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옥천의 1인 가구는 흔히 '1인 가구의 어려움'으로 떠올리는 '주거' 문제에서 해방된 것일까.
그러나 이 역시 농촌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1인 가구 통계조사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농촌의 경우 낡은 시골집이라도 자가로 갖고 거주하는 고령층 1인 가구가 많은 것인데, 그만큼 열악한 주거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면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층 1인 가구 이외에 읍에 거주하는 2030 세대의 주거 문제는, 옥천과 같은 농촌 역시 도시에서와 비슷한 어려움이다.
이는 주거 점유 형태를 연령대로 다시 살펴보면서 추론할 수 있다.
연령이 낮아질수록 월세 등 임대 형태 거주가 많다. 2015년 옥천의 20세 미만 1인 가구는 모두 보증금이 있는 월셋집에 살고 있다. 20대 1인 가구의 경우 보증금이 있는 월세가 59.4%, 보증금이 없는 월세가 10.8%로 20대 1인 가구 10명 중 7명(70.2%)이 임대 형태로 거주하고 있다.
연령이 높아지면 자가 거주 비율이 크게 상승한다. 30대에는 52%가, 40대 48.4%, 50대 62.9%가 자기 집에 거주하고 있어 20대(자가 거주 16.2%)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60대 이상으로 가면 더욱 높아진다. 60대는 83.6%, 70대는 91.6%, 80대는 91.8%가 자기 집에 거주하고 있다.
▲ 충북 옥천 1인 가구 연령별 주거형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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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다른 1인 가구 정책 욕구, 실태조사 선행돼야
옥천의 1인 가구는 '옥천에서 혼자 사는 것'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지역 1인 가구의 주거 문제에 대한 조사나 통계 자료는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통계청이나 국토교통부 등의 주거 관련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국토교통부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주거환경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다. ▲ 주거환경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만족한다'는 답변이 81.6%를 기록했다. ▲ 상업시설·의료시설·문화시설 접근용이성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60~70%가량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 보행안전 ▲ 교육환경 ▲ 치안 및 방범에서도 80%가 넘는 응답자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이 모든 지역, 모든 연령, 모든 성별의 1인 가구에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앞서 언급한 주거실태조사에서는 치안 및 방범에 있어 80%가 넘는 응답자가 만족한다고 나타났지만, 이를 여성으로 한정하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 등이 그 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2020 한국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1인 가구는 여전히 안전에 대해 높은 수준의 우려를 안고 있다. 응답자의 30%가량이 안전에 대한 걱정을 안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 중에서도 주거침입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27.5%).
앞선 통계와 조사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같은 1인 가구라 해도 지역이나 성별, 연령에 따라 주거 형태, 안전 인식 등에 대해 차이가 나타난다. 전국적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제대로 된 맞춤형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지역별 현황 파악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최근 광주광역시의 1인 가구 실태조사 및 지원계획안 수립 용역을 맡은 광주여성가족재단 김정란 정책개발실장은 "광주광역시의 경우 시 자체 조례뿐 아니라 자치구별로도 1인 가구 관련 조례를 제정하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이번에 실시한 실태조사는 이런 맥락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인 가구의 성별, 연령, 거주지 등에 따라 모두 다 다른 정책 욕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책 수립 전 선행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월간 옥이네 2021년 1월호(통권 43호)
글 박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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