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네이버 이번엔 BTS 빅히트 손잡나..카카오 시큰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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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글로벌 K팝 스타 방탄소년단(BTS)을 키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을 잡는다. 양사 모두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두 회사는 단순 투자부터 지분 맞교환 등 여러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 성사될 경우, 코스피 상위권 기업간 빅딜로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 빅히트 : 2020년 10월 상장, 시가총액 6조8500억원. 코스피 44위.
· 네이버 : 2002년 10월 상장, 시가총액 56조4200억원. 코스피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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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왜 엔터에?
네이버는 V라이브·바이브·나우 등 최근 수년간 엔터 관련 서비스를 꾸준히 강화했다. IT 기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갖췄지만, 이를 채워야할 콘텐트는 늘 고프다. 엔터사들과 직접 손잡는 건 네이버로서도 콘텐트 확보를 위한 지름길.
· 네이버와 가장 먼저 손잡은 엔터사는 YG엔터테인먼트였다. 네이버는 2017년 YG엔터테인먼트와 금융계열사 YG인베스트먼트 펀드에 각각 500억원씩 투자했다.
· 네이버는 지난해 CJ그룹과 지분 맞교환을 통해 CJ ENM의 3대주주,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가 됐다.
· 엔터3사도 네이버에 투자했다.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를 만드는 네이버제트에는 빅히트·JYP·YG 등이 연달아 수십억원을 쏟아 부었다. 네이버-엔터3사 간 상부상조는 이미 탄탄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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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기업들은 왜 네이버와?
엔터사들이 네이버와 앞다퉈 협력관계를 맺으려는 건 단순히 국내 IT 시장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을 기대해서는 아니다. 윤석준 빅히트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는 2019년 사업설명회 때부터 "음악 시장을 혁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5G,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 글로벌 사업 역량 : 빅히트 '위버스'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위버스의 국내 사용자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빅히트의 매출도 60%(2019년 기준)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SM·JYP도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은 마찬가지. 이들에 필요한 건 '글로벌 콘텐츠 사업' 역량이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동남아(라인)·미국(네이버웹툰) 등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다.
· IT 인프라 : 빅히트는 IT 자회사 비엔엑스를 두고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출시했다. 위버스는 누적 사용자 1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순항 중이다. 그러나 위버스가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려면 아티스트 관련 콘텐트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AI, 증강현실(AR)과 같은 최첨단 IT 기술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와 손잡는건 이런 부족한 점을 메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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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사들에게 카카오는 별로야?
네이버와 함께 국내 ICT 업계 쌍두마차인 카카오는 네이버만큼 엔터사와의 협력에 적극적이지는 않다. 사업 포트폴리오와 역량 측면에서 네이버와 차이가 있는 게 사실.
· 국내서 강한 카카오 : 카카오는 네이버에 비하면 국내 시장, 사업 비중이 큰 편이다. 카카오톡·쇼핑(선물하기)을 비롯해 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 등 신사업 대부분 매출이 국내에 집중돼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도 지난해 "아직 카카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 카카오는 엔터 라이벌 : 카카오는 네이버와 달리 엔터 자회사 카카오M을 통해 국내 엔터 업계 자체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가수·배우 매니지먼트사를 10여 곳 인수했으며, 드라마·영화 제작사로서 오리지널 콘텐트도 직접 생산·배급한다. 거대 엔터사들과 사업 영역이 직접적으로 겹치는, 일종의 라이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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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무진 네이버의 확장
이번 빅히트 투자설이 나오기 전인 19일 네이버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웹툰(네이버웹툰)·웹소설(왓패드) 플랫폼을 동시에 보유, 지적재산권(IP)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 네이버의 대형 투자가 이어지면서 업종을 넘나드는 투자 설도 쏟아진다. 네이버가 왓패드 인수를 발표한 19일엔 네이버 은행 인수설도 터져나왔다. '네이버가 은행업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제주은행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네이버는 해당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네이버가 2년 전인 2019년 1월 인터넷전문은행 신청을 검토한 적이 있고, 라인파이낸셜이 일본에서 인터넷은행·증권업에 진출한만큼 네이버가 전통 금융사들과 사업 협력을 할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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