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우울' 떨친 일리치치, 세계 최고급 파괴력 완전 회복

김정용 기자 2021. 1. 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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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십 일리치치를 막을 수 있는 건 자신의 마음뿐이다.

일리치치는 190cm나 되는 장신에 마른 몸을 갖고 있어 딱히 테크니션처럼 보이지 않지만, 좁은 공간에서도 절묘한 발재간과 심리전으로 빠져나갈 줄 아는 선수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를 번갈아 소화해 온 일리치치가 이날은 공격수에 가깝게 배치됐는데, 밀란의 초보 센터백 피에르 칼룰루가 매치업 상대였기 때문에 쉽게 요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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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십 일리치치(아탈란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조십 일리치치를 막을 수 있는 건 자신의 마음뿐이다. 일리치치는 우울한 심리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 경기력을 되찾았다.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밀라노에 위치한 산 시로에서 2020-2021 이탈리아 세리에A 19라운드를 치른 아탈란타가 밀란에 3-0으로 승리했다.


1위 팀 상대로 원정 완승을 거둔 아탈란타는 경기 종료 직후 기준으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시즌 두 번째 패배를 당한 밀란은 동시에 경기한 2위 인테르밀란이 우디네세 상대로 무승부에 그친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선두를 지켰다.


경기 주인공은 일리치치였다. 일리치치의 표면적인 기록은 페널티킥 성공 1회 뿐이지만, 2차 기록과 실제 경기 내용은 압도적이었다. 일리치치는 슛을 7회나 날렸고 그 중 3개가 유효슛이었다. 키 패스(동료의 슛으로 이어진 패스) 3회, 드리블 성공 횟수 3회 모두 경기 최고 기록이었다.


일리치치는 190cm나 되는 장신에 마른 몸을 갖고 있어 딱히 테크니션처럼 보이지 않지만, 좁은 공간에서도 절묘한 발재간과 심리전으로 빠져나갈 줄 아는 선수다. 이날은 잔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의 일리치치 활용도 빛을 발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최전방 공격수를 번갈아 소화해 온 일리치치가 이날은 공격수에 가깝게 배치됐는데, 밀란의 초보 센터백 피에르 칼룰루가 매치업 상대였기 때문에 쉽게 요리할 수 있었다.


일리치치는 완전히 부활했다. 지난달 AS로마를 상대로 한 경기 1골 2도움을 올리며 컨디션을 찾았고, 이후 밀란전까지 세리에A 8경기에서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경기당 공격 포인트 1.0개를 기록하고 있다.


마음의 짐을 털어버린 모습이다. 일리치치는 지난 2019-2020시즌 전반기 전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힐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아탈란타의 연고지 베르가모에서 유독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자 우울증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슬로베니아의 가족들에게 급히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컨디션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일리치치는 밀란을 꺾은 뒤 현지 매체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심경의 변화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아주 행복하다. 왜냐면 내가 가족 다음으로 사랑하는 축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는 걸 암시했다.


아탈란타는 일리치치보다 더 비중이 큰 선수였던 알레얀드로 고메스를 방출하려 시도 중이다. 고메스는 가스페리니 감독과 불화를 겪은 뒤 이적을 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메스 대신 창의성을 담당해 줄 공격 에이스가 필요했고, 마침 일리치치가 완벽하게 부활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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