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안 먹고 돌아가면 여수 여행은 무효입니다
[조찬현 기자]
▲ 서대회무침에 뜨신 밥을 쓱쓱 비벼내 입이 미어지게 한술 떠보라. 어떤 이는 여수에 와서 서대회 안 먹어보고 돌아가게 되면 여수 여행은 무효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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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륙 연도교의 개통으로 인해 여수 고흥 간 거리가 예전에 비해 무려 50여 분이나 단축되고 거리는 54km나 짧아졌다. 이 환상의 바닷길은 77번 국도다. 조발화양대교, 둔병대교, 낭도대교, 적금대교, 팔영대교 등의 교량과 섬 마을을 지나간다. 가는 내내 여행자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이곳의 신비로운 비경들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 세월의 더께가 덕지덕지 내려앉은 슬레이트 지붕 위에는 굵은 밧줄이 휘감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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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찾아간 섬마을은 낭도다. 낭도는 섬의 모양이 여우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헌데 아이러니하게도 여우 호(狐)가 아닌 이리 낭(狼)자를 쓴다.
여수 고흥 간 연륙교에서 만난 4개의 섬 중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크다. 여산과 규포 두 곳의 마을에 200여 가구 3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해안선의 길이는 무려 20㎞나 된다. 섬의 중심은 주차장이 있는 여산마을이며 이곳에 최근에 조성된 갱번미술길과 백년도가가 있다.
▲ 촘촘히 쌓아올린 돌담도 하나의 작품으로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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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섬여수. 낭도 갱번미술길이다. 시골집의 무너진 담장을 보수하여 그곳에 주민들의 추억과 삶을 작품으로 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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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를 따라 나지막한 마을 집들이 옹기종기 기다랗게 펼쳐져 있다. 섬섬여수. 낭도 갱번미술길이 시선을 붙든다. 오래된 시골집의 무너진 담장을 보수하여 그곳에 주민들의 추억과 삶을 작품으로 담았다.
▲ 녹물이 묻어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블록의 대비가 이채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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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도 카니발 벽화가 눈길을 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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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병은 시인의 <여수 가는 길>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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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물이 묻어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블록의 대비가 이채롭다. 블록 아래에는 알록달록한 도자기 조각이 물결을 이룬다. 그 물결 위로 바다 물고기 떼의 힘찬 유영이 이어진다. 서양화가 심은경씨의 동백꽃 <청렴>에는 이곳 섬사람들의 애틋한 사랑이 절절히 묻어난다.
▲ 마을 대문에 그려진 환하게 미소 짓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캐리커처를 보고 있노라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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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가 심은경씨의 동백꽃 <청렴>에는 이곳 섬사람들의 애틋한 사랑이 절절히 묻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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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도가 젖샘막걸리와 서대회무침
갯가 드넓은 공터 한 켠에는 부녀회에서 운영하는 포장마차가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일까, 문을 닫았다. 이곳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다시 마을길로 접어들자 여산민박집과 낭도주조장이 보인다. 주조장 백년도가는 올해로 114년째다. 그 명맥은 4대째 이어지고 있다.
▲ 막걸리 식초에 맛깔나게 버무려낸 서대회무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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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회무침에 뜨신 밥을 쓱쓱 비벼내 입이 미어지게 한술 떠보라. 첫술에 '바로 이 맛이야!'라며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게 된다. 하여 어떤 이는 여수에 와서 서대회 안 먹어보고 돌아가게 되면 여수 여행은 무효라고 했다.
▲ 여우를 닮은 섬, 여수 낭도 전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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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가를 따라 나지막한 마을 집들이 옹기종기 기다랗게 펼쳐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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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여행의 꿈을 품고 살아간다. 그걸 반증이라도 하듯 코로나19가 끝나면 많은 이들이 해외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늘 녹록지가 않다. 아직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바쁜 삶의 연속선이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잠시 여수 낭도로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봤다. 섬은 늘 그 자리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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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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